2008.02.18 12:59

곱사등이춤

조회 수 24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곱사등이춤


                                                    이 월란





내가 춤을 추네
가슴 휘어 꺾인 가훼 한 그루 등에 지고
갈마의 사슬 지으려 춤을 추네
구릉 사이 엇박자로 디딘 설움
누구의 넋이었던가 무슨 조화였던가
안을 수 없는 사랑 마저 등에 업고
환절의 손끝마다 새겨진 비련의 지문
버거운 인연이라 망연히 실어 날리우고  
흰소리같은 생언어 목젖 내려 삼키며
사지육신 농간 부리듯 오늘도 춤을 추네
곱사등이춤을 추네
이제 막 탯줄이 잘린 고통의 신생아들이
호흡의 문을 열고 울음 우는 고빗사위
걸머진 죄를 하역하는 이단의 얼굴로
불구의 등골 지고
바람의 핵을 좇는 무희가 되었다네
날보고 손가락질 하네 돌아서 웃네
못난 등짐 속에서도 기억의 섶은 둥지를 틀고
무애(撫愛)의 고치솜 꿈틀꿈틀 토해내며
채롱에 흔들리던 어린 영혼 등에 업고
빈 몸 누일 봉분 마저 등에 지고
육봉 가득 꽃씨 실어  
사막을 지르는 단봉약대가 되었다네
운두 낮은 노을 아래 뒤뚱뒤뚱 발간 꽃물이 들면
거친 땅 낭하에서 실낱같은 꿈의 테두리를 놓아  
행려의 몸짓으로
꽃고비 맥놀듯
엉기덩기 춤을 추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11 대낮 하현달이 강민경 2020.05.22 181
1510 대낮인데 별빛이 강민경 2017.12.07 194
1509 대숲 위 하늘을 보며 2 강민경 2019.07.24 217
1508 대지 유성룡 2008.02.28 238
1507 대청소를 읽고 박성춘 2007.11.21 117
1506 대화(對話) 이은상 2006.05.05 205
1505 시조 더하기 곱하기 / 천숙녀 1 file 독도시인 2021.03.04 109
1504 시조 더하기 곱하기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03 123
1503 시조 덫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6.28 138
1502 덫/강민경 강민경 2018.11.23 111
1501 도망자 이월란 2008.04.18 159
1500 도미를 구워야 것다 1 file 유진왕 2021.08.04 104
1499 도심 짐승들 하늘호수 2017.05.21 187
1498 시조 도예가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6.22 152
1497 독감정국 하늘호수 2017.01.16 285
1496 시조 독도 - 화난마음 갈앉히는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7.30 84
1495 시조 독도 -나의 전부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8.02 79
1494 시조 독도 -안부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7.27 148
1493 시조 독도 -울타리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7.24 68
1492 시조 독도 -청 댓잎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7.20 105
Board Pagination Prev 1 ...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