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에 대한 연정 / 강민경
생일에
장미꽃을 선물 받아 축을 쌓듯
화병에 꽂아 놓고
자고 새면 아침 문안드리듯
물갈이해 대는 내 지극 정성인 삼 일 후
생글생글
천 년이라도 곁에 있을 것 같던
장미의 고개가 옆으로 기운다
잘릴 때 벌써 죽은 목숨인데
오래오래 살라는 채근이라니!
가는 시간 붙들어 놓지 못한다는 건
알지만, 어린아이 같은 내 생떼에
사나흘 더
시나브로 견뎌 주는 듯하던
깊이 꺾인 장미꽃 애절한 하소연에
그만 내 마음이 합하여지고
이슬 한 방울 남기지 않은
너의 장례를 치르며
나도 건조해서 초점을 잃었지만
두 눈에 새겨진 우수 어린
너의 모습은 영영 지울 수가 없다
장미야
네가 다시 오는 날
나는 변함 없이 여기서 너를 맞이 할 것이다.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47 | 시 | 담 안의 사과 | 강민경 | 2014.01.17 | 331 |
846 | 시 | 등외품 | 성백군 | 2014.01.06 | 227 |
845 | 시 | 초승달이 바다 위에 | 강민경 | 2014.01.04 | 445 |
844 | 시 | 겨울나무의 추도예배 | 성백군 | 2014.01.03 | 382 |
» | 시 | 장미에 대한 연정 | 강민경 | 2013.12.26 | 573 |
842 | 시 | 2014년 갑오년(甲午年) 새해 아침에 | 이일영 | 2013.12.26 | 327 |
841 | 수필 | 감사 조건 | savinakim | 2013.12.25 | 319 |
840 | 시 | 별은 구름을 싫어한다 | 강민경 | 2013.12.03 | 292 |
839 | 시 | 단풍 한 잎, 한 잎 | 강민경 | 2013.11.23 | 303 |
838 | 아동문학 | 호박 꽃 속 꿀벌 | savinakim | 2013.11.22 | 426 |
837 | 시 | 억세게 빡신 새 | 성백군 | 2013.11.21 | 244 |
836 | 시 | 낙엽단상 | 성백군 | 2013.11.21 | 201 |
835 | 시 | 보름달이 되고 싶어요 | 강민경 | 2013.11.17 | 234 |
834 | 시 | 갓길 불청객 | 강민경 | 2013.11.07 | 272 |
833 | 시 | 물의 식욕 | 성백군 | 2013.11.03 | 304 |
832 | 시 | 밤송이 산실(産室) | 성백군 | 2013.11.03 | 270 |
831 | 시 | 가을의 승화(昇華) | 강민경 | 2013.11.02 | 318 |
830 | 시 | 사랑하는 만큼 아픈 (부제:복숭아 먹다가) | 윤혜석 | 2013.11.01 | 425 |
829 | 시 | 시월애가(愛歌) | 윤혜석 | 2013.11.01 | 196 |
828 | 수필 | 코스모스유감 (有感) | 윤혜석 | 2013.11.01 | 3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