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에 대한 연정 / 강민경
생일에
장미꽃을 선물 받아 축을 쌓듯
화병에 꽂아 놓고
자고 새면 아침 문안드리듯
물갈이해 대는 내 지극 정성인 삼 일 후
생글생글
천 년이라도 곁에 있을 것 같던
장미의 고개가 옆으로 기운다
잘릴 때 벌써 죽은 목숨인데
오래오래 살라는 채근이라니!
가는 시간 붙들어 놓지 못한다는 건
알지만, 어린아이 같은 내 생떼에
사나흘 더
시나브로 견뎌 주는 듯하던
깊이 꺾인 장미꽃 애절한 하소연에
그만 내 마음이 합하여지고
이슬 한 방울 남기지 않은
너의 장례를 치르며
나도 건조해서 초점을 잃었지만
두 눈에 새겨진 우수 어린
너의 모습은 영영 지울 수가 없다
장미야
네가 다시 오는 날
나는 변함 없이 여기서 너를 맞이 할 것이다.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62 | 시 | 봄 날 | 이일영 | 2014.03.21 | 215 |
861 | 수필 | [김우영 한국어이야기 4]모국어 사랑은 감옥의 열쇠 | 김우영 | 2014.03.18 | 451 |
860 | 시 | 설중매(雪中梅) | 성백군 | 2014.03.15 | 212 |
859 | 시 | 내다심은 행운목 | 성백군 | 2014.03.15 | 281 |
858 | 시 | 길동무 | 성백군 | 2014.03.15 | 205 |
857 | 시 | 십년이면 강, 산도 변한다는데 | 강민경 | 2014.02.25 | 247 |
856 | 시 | 낙원동에서 | 강민경 | 2014.02.23 | 249 |
855 | 시 | 태아의 영혼 | 성백군 | 2014.02.22 | 200 |
854 | 시 | 몽돌과 파도 | 성백군 | 2014.02.22 | 387 |
853 | 시 | 겨울 홍시 | 강민경 | 2014.02.08 | 350 |
852 | 시 | 문자 보내기 | 강민경 | 2014.02.03 | 375 |
851 | 시 | 강설(降雪) | 성백군 | 2014.01.24 | 169 |
850 | 시 | 낙엽 한 잎 | 성백군 | 2014.01.24 | 219 |
849 | 시 | 2월 | 이일영 | 2014.02.21 | 174 |
848 | 시 | 나무 요양원 | 강민경 | 2014.01.23 | 347 |
847 | 시 | 담 안의 사과 | 강민경 | 2014.01.17 | 316 |
846 | 시 | 등외품 | 성백군 | 2014.01.06 | 219 |
845 | 시 | 초승달이 바다 위에 | 강민경 | 2014.01.04 | 434 |
844 | 시 | 겨울나무의 추도예배 | 성백군 | 2014.01.03 | 375 |
» | 시 | 장미에 대한 연정 | 강민경 | 2013.12.26 | 56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