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 안의 사과 / 강민경
포스터시*
동네 길을 지나노라면
집집의 담장 안에 열린
오랜지, 레몬 같은 과일이 늘 풍성하다
그중에 초록 잎 사이사이 들추고
반짝이는 빨간 얼굴의 사과
특유의 싱그러운 향은 저절로
군침이 돌게 한다, 내 것이었다면
딴생각 없이 쓱쓱 옷깃에 문질러
한 입 베어 먹었을 텐데
담이 금을 그어 놓고
서로 움츠리게 한다
새삼스럽게
네 것 내 것 없이 나눠 먹던 시절의
이웃이 그립다
벽 한 칸 사이를 두고 살며, 누가 누군지
외면하고 사는 현실이 암울하게 다가온다
서로서로 존중하고, 위로해 주는
정 넘치는 세상이 언제였는지!
그날이 다시 오기를 기다리는 내 생각을 아는지!
저 사과 부끄러움 타는지
내 마음 더욱 붉다.
*포스터시: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 인접해 있는 “시” 명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 시 | 담 안의 사과 | 강민경 | 2014.01.17 | 331 |
846 | 시 | 등외품 | 성백군 | 2014.01.06 | 227 |
845 | 시 | 초승달이 바다 위에 | 강민경 | 2014.01.04 | 445 |
844 | 시 | 겨울나무의 추도예배 | 성백군 | 2014.01.03 | 382 |
843 | 시 | 장미에 대한 연정 | 강민경 | 2013.12.26 | 573 |
842 | 시 | 2014년 갑오년(甲午年) 새해 아침에 | 이일영 | 2013.12.26 | 327 |
841 | 수필 | 감사 조건 | savinakim | 2013.12.25 | 319 |
840 | 시 | 별은 구름을 싫어한다 | 강민경 | 2013.12.03 | 292 |
839 | 시 | 단풍 한 잎, 한 잎 | 강민경 | 2013.11.23 | 303 |
838 | 아동문학 | 호박 꽃 속 꿀벌 | savinakim | 2013.11.22 | 426 |
837 | 시 | 억세게 빡신 새 | 성백군 | 2013.11.21 | 244 |
836 | 시 | 낙엽단상 | 성백군 | 2013.11.21 | 201 |
835 | 시 | 보름달이 되고 싶어요 | 강민경 | 2013.11.17 | 234 |
834 | 시 | 갓길 불청객 | 강민경 | 2013.11.07 | 272 |
833 | 시 | 물의 식욕 | 성백군 | 2013.11.03 | 304 |
832 | 시 | 밤송이 산실(産室) | 성백군 | 2013.11.03 | 270 |
831 | 시 | 가을의 승화(昇華) | 강민경 | 2013.11.02 | 318 |
830 | 시 | 사랑하는 만큼 아픈 (부제:복숭아 먹다가) | 윤혜석 | 2013.11.01 | 425 |
829 | 시 | 시월애가(愛歌) | 윤혜석 | 2013.11.01 | 196 |
828 | 수필 | 코스모스유감 (有感) | 윤혜석 | 2013.11.01 | 3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