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의 초상(肖像) / 성백군
얼굴이 화끈거린다
레이저로
까만 점을 지우고 검버섯을 긁은 자국에
열꽃이 피었다
어언 70년을 살아온
삶의 흔적인
겉으로 당하고 속으로 삭인 얼룩을
돈 몇 푼 주고 지우려 했다고
피부가 성질을 내고 있다
아리고, 쑤시고,
상처 자국이야 얼마든지 참을 수 있지만
나 챙겨주려는 아내의 성화가 고마워서
평생 화장품 하나 사주지 못한 내 무심함이 미안해서
생전 처음 가보는 미용실에서
남의 여자의 손에 단단히 꼬집혔다
마치, 벌이라도 받는 것처럼
그동안
미워하고 욕하고 비난하고 억지 쓰며 싸운
허물과 죄들이
지워지느라 다닥다닥 딱지가 붙었다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후회하고 미안해하고 좋아하며 깨끗해지기를 기대하는
환하게 웃는 두 얼굴
거울 속에 있다.
621 - 08142014
시
2014.09.11 18:56
얼룩의 초상(肖像)
조회 수 204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933 | 시조 |
언 강 / 천숙녀
![]() |
독도시인 | 2022.02.26 | 168 |
932 | 시 | 해님이 뒤통수를 치며 환하게 웃는다 / 김원각 | 泌縡 | 2020.10.18 | 168 |
931 | 시 | 오월 꽃바람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2.06.01 | 168 |
930 | 시 |
너무 먼 하늘 / 천숙녀
![]() |
독도시인 | 2021.05.27 | 168 |
929 | 시조 |
독도 -해 / 천숙녀
![]() |
독도시인 | 2021.07.22 | 168 |
928 | 모래성 | 강민경 | 2007.03.19 | 167 | |
927 | 파도소리 | 강민경 | 2013.09.10 | 167 | |
926 | 시 | 2월 | 이일영 | 2014.02.21 | 167 |
925 | 시 | 갈잎의 잔소리 | 하늘호수 | 2016.11.01 | 167 |
924 | 시 | 사랑의 흔적 | 하늘호수 | 2017.11.18 | 167 |
923 | 시 | 복이 다 복이 아니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3.12 | 167 |
922 | 시조 |
여행 / 천숙녀
![]() |
독도시인 | 2022.03.23 | 167 |
921 | 시 | 등에 등을 기대고 앉아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2.07.27 | 167 |
920 | 秋夜思鄕 | 황숙진 | 2007.09.20 | 166 | |
919 | 바다를 보고 온 사람 | 이월란 | 2008.03.14 | 166 | |
918 | 바람의 생명 | 성백군 | 2008.09.23 | 166 | |
917 | 시 | 유쾌한 웃음 | 성백군 | 2014.08.31 | 166 |
916 | 시조 |
뒷모습 / 천숙녀
![]() |
독도시인 | 2021.06.26 | 166 |
915 | 시 | 자꾸 일어서는 머리카락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1.30 | 166 |
914 | 시 | 넝쿨 선인장/강민경 | 강민경 | 2019.06.18 | 16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