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9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을, 담쟁이 붉게 물들다 / 성백군

 

 

가을이라지만

아직, 다른 잎새들은 다 초록인데

담벼락 담쟁이는 붉게 물들었다

 

왜아니 그렇겠는가

봄부터 가을까지

담벼락을 오르내리며 경계를 허물고

이 집 저 집을 화해시키기가

어디 그리 쉬운가

 

길에서 만난 낯선 할머니

활짝 웃으며 나에게 다가온다

초면인데, 내가 남자인데, 민족이 다른데도,

인사를 트는 일에는 조금도 거리낌이 없다

 

실성했나?

얼마나 외로웠으면 저리되었나 싶다가도

아무렴 어떤가

웃음으로 웃는 세상을 만들어 주니……,

 

담쟁이가 그녀인가, 그녀가 담쟁이인가

둘 다 늙어

노년을 아름답게 꾸미는 가을 전령이 되었으니

이제는 겨울이 와도

담벼락에 길이 나고, 햇님이 활짝 웃으며

나목에 군불을 지피겠다

 

   1332 - 10192023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50 백제의 미소 임성규 2004.08.02 676
2249 당신을 사랑합니다. 장광옥 2004.08.29 377
2248 세계의 명 연설을 찾아서 이승하 2004.08.30 636
2247 '여성'에 대한 명상 이승하 2004.08.30 711
2246 영혼을 담은 글 이승하 2004.08.31 577
2245 30여년 세월의 스승 권태을 선생님께 이승하 2004.09.20 766
2244 그대의 사랑으로 나는 지금까지 행복하였소 이승하 2004.09.23 1030
2243 과거와 현재를 잇는 메타포의 세월, 그 정체 -최석봉 시집 <하얀 강> 문인귀 2004.10.08 864
2242 나를 찾는 작업은 확고한 시정신에서 비롯한다 - 장태숙 시집 '그곳에 내가 걸려있다' 문인귀 2004.10.08 746
2241 또 하나의 고별 전재욱 2004.12.27 223
2240 나 팔 꽃 천일칠 2004.12.30 288
2239 구어의 방주를 띄우자 전재욱 2005.01.01 344
2238 [re] 유 영철을 사형 시켜서는 안된다!!!<사형제도 폐지> 교도관 2004.12.04 373
2237 정치 시사 소설 <도청> 정진관 2004.11.21 832
2236 촛 불 천일칠 2005.01.02 379
2235 채 송 화 천일칠 2005.01.10 272
2234 장 마 천일칠 2005.01.11 296
2233 '신춘문예'를 준비하고 계십니까? 이승하 2004.11.27 987
2232 작은 창가에만 뜨는 달 전재욱 2004.11.29 397
2231 유 영철을 사형 시켜서는 안된다!!!<사형제도 폐지> J.LB 2004.11.29 383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