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7.08 02:59

숨쉬는 값-고현혜(Tanya Ko)

조회 수 22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숨 쉬는 값 

  

                     고현혜(Tanya Ko) 

  

 

 

 

  거실 천장까지 쌓여 있는 나무를  

 

   벌거숭이 나무가 마루가 되려면 

 

  드는 돈도 시간도 엄청나대 

 

  기다란 생참나무 뻗어 있는 모양 

  아—―  죽은 코끼리가 누워 있는  같아 

 

   남자  소리로 말하길 

   나무가 제대로  마루가 되려면 

    온도에 먼저 자기  온도를 맞추어야 한다는 거야 

 

  그런데 나무가 숨을 쉬지 않는 거야 

 

  일주일이 가고 

 

   달이 가고 

 

   남자 매일 와서 

 

  어깨에 힘을 주고 힐끔 힐끔 

  나무 온도만 재는 거야 

  

   쉬지 않은  참나무를 보면 

  내가 숨이 막혀 오는 거야 

  쓸모없는, 버림받은……

 

  보내야   

 

   생각을 말하고 싶어 

  거짓으로 순진한 미소를 지으며—― 착한 척—― 

  참한 여자는 자기생각을 말하지도, 

  남자에게 자기주장을 펼치지도 않는 거라고 

  

  도대체  쉬는 값이 얼마야 

 

  웹진 『시인광장』 2016 7월호 발표

   ​​ ​​​​​  


고현혜 (Tanya Ko) 시인

 

1993년 《한국시》로 등단. 안티오크 대학에서 문예창작 석사.

시집으로 영한시집 『일점 오세』,  영시집 Yellow Flowers on a Rainy Day』와

시집 『나는 나의 어머니가 되어』가 있음.

영시 「Comfort Woman" Women's National Book Association」가 2015년 영예의 시 선정됨.

현재 미국 거주.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36 수필 감사 조건 savinakim 2013.12.25 301
1435 2014년 갑오년(甲午年) 새해 아침에 이일영 2013.12.26 307
1434 장미에 대한 연정 강민경 2013.12.26 561
1433 겨울나무의 추도예배 성백군 2014.01.03 366
1432 초승달이 바다 위에 강민경 2014.01.04 420
1431 등외품 성백군 2014.01.06 216
1430 담 안의 사과 강민경 2014.01.17 296
1429 나무 요양원 강민경 2014.01.23 340
1428 낙엽 한 잎 성백군 2014.01.24 211
1427 강설(降雪) 성백군 2014.01.24 165
1426 문자 보내기 강민경 2014.02.03 365
1425 겨울 홍시 강민경 2014.02.08 339
1424 2월 이일영 2014.02.21 169
1423 몽돌과 파도 성백군 2014.02.22 380
1422 태아의 영혼 성백군 2014.02.22 190
1421 낙원동에서 강민경 2014.02.23 245
1420 십년이면 강, 산도 변한다는데 강민경 2014.02.25 241
1419 길동무 성백군 2014.03.15 196
1418 내다심은 행운목 성백군 2014.03.15 277
1417 설중매(雪中梅) 성백군 2014.03.15 204
Board Pagination Prev 1 ...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