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9.19 09:07

노숙자

조회 수 182 추천 수 1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밤 사이 이사를 와서
동네 공원 한 귀퉁이에 짐을 푼 사람이
구겨진 휴지처럼 벤취위에 버려져
날(日)이야, 밝든지 말든지 미동도 않는다

거처가 따로 없으니 집 걱정 할 일 없고
사방 벽이 틔였으니 감출 비밀 없다고
생욕(生欲)을 놓아버린 자유가 히죽히죽 웃는다

저는
나보다 강심장일까
사노라면 죽고 싶은 날, 더러 있는데
불평 불만 다 접고 팽개쳐 자는구나

저 노숙자 빈 삶
무엇이 부려우랴마는
나, 또한 이세상 이별하는 날
누가 날 조상(弔喪)해 준들 남는게 무얼까

이래사나 저래사나 한 세상은 가는데
여기 저기 맺은 연(緣) 끊지 못하겠다듯
손수레에 가득한 노숙자의 헌 옷가지가
할일없이 바람에 펄럭거린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49 꽃보다 나은 미소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2.04.01 196
2148 시조 서성이다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4.01 247
2147 꽃씨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30 192
2146 시조 ​숨은 꽃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29 178
2145 시조 지금 여기의 나(我)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27 147
2144 시조 먼 그대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25 197
2143 절제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2.03.24 127
2142 시조 여행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23 165
2141 내 길로 가던 날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20 130
2140 시조 봄볕/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19 218
2139 시조 깨어나라, 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18 185
2138 시조 젖은 이마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17 171
2137 시조 똬리를 틀고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16 147
2136 시조 물소리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15 205
2135 시조 부딪힌 몸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14 170
2134 시조 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13 124
2133 시조 등불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12 152
2132 시조 나는, 늘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08 134
2131 시조 산수유 피던 날에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07 153
2130 시조 빈터 / 천숙녀 독도시인 2022.03.06 18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