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1.14 08:20

일본인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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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 김우영의 연재소설

(92) 제 6 장 부안 땅으로....


  
일본 시민들은 우산 속에서, 콩나물 지하철에서, 집에서, 직장에서 필사적으로 책을 읽는다. 언제 어디서나 독서가 가능한 작은 문고판으로 책을 내는 실용주의도 일본인을 독서광으로 만들었다. 참으로 부러운 이웃나라 일본의 유별난 책사랑이다.

부안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변산반도 책마을 조성 프로젝트 설명회’는 파워포인트를 활용한 청각적 시각적 효과를 높이는 설명회이다. 길손의 외국 사례들이 이어진다.

영국 웨일스 헤이온 와이(Hay On Wye)는 세계 최초의 책마을이다. 반경 200미터 거리 1,300명에 39개소 서점이 밀집하여 유럽 제1의 책마을 밴치마킹 대상이고 매년 관광객 50만명이 방문한다. 매년 5월 책 축제 개최 연간 책 판매량 100만권으로 주민 전체가 서점 수입원으로 생활한다. 여기의 ‘헤이’라는 마을과 그 옆을 흐르는 강 ‘와이’를 합쳐 ‘헤이 온 와이’ 라고 한다.  900년 전 옛 성 중심 60년대 폐광촌에 옥스퍼드 대학 졸업생 리처드 부스가 희귀한 고서를 모아 낡은 소방서 건물에 헌 책방 개방하면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벨기에 레뒤(Redu)의 숲 속 책마을은 해발 450m 고원지대 숲, 고서적 30개소로 운영한다. 유럽 제2의 책마을 명소로 관광객이 몰려 밴치마킹 대상이 된다. 1984년 기자출신 ‘노엘 엉슬로’가 창고를 개조해 도서관으로 운영한다. 또 스코틀랜드 국립 책마을(Scotland, Dumfries&Galloway, Wigtown)을 가보자. 윅타운 가발(Wig)마을: 박사, 학자를 많이 배출한 대머리 책 마을은 음식, 예술, 연극, 미술, 음악과 책을 주제로 운영한다. 살롱과 이발소, 빵집, 꽃가게 사이로 책방 50여개 즐비하다. 30년된 서점과 영국에서 제일 큰 미스터리 딜러 마리온 리치몬드 출판사가 있다. 스코틀랜드 빅타운만(灣)을 끼고 윅타운 입구에 세워져 있는 불에 탄 책 모습이 이채롭다.

예술을 인생의 절반이라고 말하는 프랑스 파리는 찾아가는 ‘벽을 넘는 도서관’을  운영하여 화제이다. 프랑스 도심지 공원의 나들이 인파가 늘어나는 하절기 프랑스 파리에서는 시립도서관 사서들이 책을 들고 공원으로 나가 즉석에서 도서를 임대해 주고 어린이들에게는 책을 읽어주는 등 적극적인 독서문화보급 활동을 벌이고 있다. ‘벽을 넘은 도서관’이라는 명칭으로 파리시내 20여개 시립도관과 독서 관련 민간단체 자원봉사자가 함께 참여하는 이 프로그램은 빈민 소외 계층이 많은 지역공원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소외감을 극복하고 문맹 퇴치의 계기를 마련하자는 사회적인 동기와 함께 책을 처음으로 접하는 어린이에게 책 읽는 즐거움을 깨닫게 함으로써 올바른 독서문화를 보급하자는 문화적인 동기를 겸하고 있다.

아메리카 미국도 매년 4월이 오면 ‘시(詩)의 봄비’에 젖는다.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길러내고, 욕망과 추억을 뒤섞으며, 봄비로 잠든 뿌리를 깨운다.’

20세기 최고 시인 중 한 사람인 T S 엘리엇의 《황무지》 첫 문장이다. 여기서 착상을 얻어 미국의 4월은 ‘시(詩)의 달’이 되었다.  4월이 되면 미국은 시에 관련된 행사가 줄을 잇는다. 시인들은 말 할 것도 없고 정부 기관이나 교육계, 출판계, 예술단체들이 나서서 이 행사를 지원한다. 미국 시인아카데미가 1996년에 발의해서 시작된 시의 달은 이제 연례행사가 되었고 해를 거듭할수록 내용이 풍부해지고 있다.

<제2048호 2011년 1월17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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