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9.10 06:58

파도소리

조회 수 16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파도 소리 / 강민경
    
허한 마음 들켰는가
파도가 나를, 밤바다로 불러냈다.
어둠은 바다를 감추었지만
잠들지 못하고 철썩거리는
파도 소리 하얗게 어둠 가르며
숨차게 달려온다.

어디서부터인지 알 수 없지만
쉼이 없는 바다에도
물길이 있고 바람길이 있는 것을
알리고 싶어하는
파도, 서두르다가 방파제에 부딪혀
스러지는 것 같은 서성임
찰박찰박 해변을 적신다.
그는 때때로 하소연할 곳 없어
허한 내가 되기도 하고 쓸쓸함이 되기도 해서
누구에게나 가깝고 또 멀지만
마음 열어 따라가면
모래 위 내 발자국 지워 놓고
발등 쓰다듬다가 찰싹 엉겨 붙는다.

얼마나 외로웠으면
오랜만이라고, 반갑다고 보고 싶었다고
저리 호들갑인가! 둘러선 빌딩불빛 가로등불빛
아스라한 별빛과 놀잇배 조명등까지 불러놓고도
더 부를 이가 있는지 망막한 바다를 핥는다
나도 따라가는데, 캄캄한 바다 환해지고
내 허한 가슴에는 고향의 바랜 그리움이
물거품처럼 일어선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10 첫사랑의 푸른언덕. 이인범 2007.04.22 589
2109 아들의 첫 출근/김재훈 김학 2005.02.03 587
2108 강과 바다 속을 유영하는 詩魚들 박영호 2007.03.18 581
2107 흙으로 사람을 - out of earth 박성춘 2011.03.23 581
2106 기타 많은 사람들이 말과 글을 먹는다/ Countless people just injest words and writings 강창오 2016.05.28 579
2105 영혼을 담은 글 이승하 2004.08.31 577
2104 동학사 기행/이광우 김학 2005.02.01 577
2103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어디로 갈 것인가? 나은 2008.08.26 577
2102 저 따사로운... 김우영 2011.09.12 577
2101 시적 사유와 초월 손홍집 2006.04.08 576
2100 우리말 애용론 김우영 2011.04.20 575
2099 시조 바람의 머리카락-홍성란 미주문협관리자 2016.11.02 575
2098 글 욕심에 대하여. 황숙진 2008.09.13 574
2097 암 (癌) 박성춘 2009.06.23 572
2096 김우영 작가의 명품시리즈 '언니의 명품' 김우영 2012.02.11 571
2095 나는 아직도 난산 중입니다 강민경 2011.02.15 570
2094 지금 가장 추운 그곳에서 떨고 있는 그대여 이승하 2008.02.08 567
2093 기타 세계에서 한국어가 제일 좋아요 김우영 2014.05.19 567
2092 저 붉은 빛 강민경 2009.05.03 563
2091 언어의 그림 그리기와 시의 생동성에 대하여 (1) 박영호 2008.11.12 562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