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송이 산실(産室) / 성백군
만삭이다
곧 출산을 앞둔 밤송이
벌어진 자궁 사이로
알밤 셋, 세쌍둥이다
평생
농사를 짓느라고 진(津) 빠진 잎사귀들
제 몸이 구멍 숭숭 뚫린 줄도 모르고
드디어 심 봤다며
산모의 곁에서 가을바람 쥐고 흔든다.
어~,
조금만 조금만 더!
힘쓸수록 나온다
나오라 해놓고 떨어져 잃을까 봐
안달하는 밤송이
뚝, 알밤 한 알 떨어진다
산골짜기를 흔드는 천둥소리에
선잠 깬 다람쥐 느긋하게
하품 한번 하고 돌아눕는다.
아직 두 알 더 남았다고
시
2013.11.03 15:49
밤송이 산실(産室)
조회 수 255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114 | 시 | 외등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10.04 | 191 |
1113 | 시 | 새와 나 | 강민경 | 2020.05.02 | 191 |
1112 | 시조 | 빈터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2.03.06 | 191 |
1111 | 검증 | 김사빈 | 2008.02.25 | 190 | |
1110 | 시 | 양심을 빼놓고 사는 | 강민경 | 2017.01.16 | 190 |
1109 | 시 | 길 떠나는 가을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11.08 | 190 |
1108 | 시 | 안아 보고 싶네요! / 김원각 | 泌縡 | 2020.04.23 | 190 |
1107 | 무서운 빗방울들이 | 서 량 | 2005.10.16 | 189 | |
1106 | 발자국 | 성백군 | 2005.12.15 | 189 | |
1105 | 약속 | 유성룡 | 2006.05.26 | 189 | |
1104 | (단편) 나비가 되어 (2) | 윤혜석 | 2013.06.23 | 189 | |
1103 | 시 | 산동네 비둘기 떼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7.07.16 | 189 |
1102 | 기타 |
고백(1)
![]() |
작은나무 | 2019.03.06 | 189 |
1101 | 시 | 얹혀살기 / 성백군 1 | 하늘호수 | 2021.08.17 | 189 |
1100 | 시 | 기상정보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2.11.22 | 189 |
1099 | 시 | 태아의 영혼 | 성백군 | 2014.02.22 | 188 |
1098 | 시 | 내가 세상의 문이다 | 강민경 | 2014.10.12 | 188 |
1097 | 시 | 어떤 생애 | 하늘호수 | 2017.01.20 | 188 |
1096 | 시 | 혀공의 눈 | 강민경 | 2017.05.26 | 188 |
1095 | 시조 |
고운 꿈 / 천숙녀
![]() |
독도시인 | 2021.04.30 | 18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