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22 09:51

그리움의 각도/강민경

조회 수 29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그리움의 각도
                               강민경

딸 출산일이 늦어짐을 따라
혼자 먹는 밥상머리에서 주춤거릴 그이에게 가는
그리움의 각도가 있습니다

한여름 펄펄 끓는 신열 같은
꽁꽁 얼어붙은 동장군 같은, 변덕쟁이들
각자의 수평을 주장하는 틈으로
기척 없이 배어든 자아의 조용함으로
제 목소리 낮출 줄 모르는 바닷물의 소리로
다가오고, 다가가는, 길고도 짧아 뵈는
차이이지요, 마음 상하면

아이고 저 꼴통 어디에 쓸고 라며, 탄식하는
내 안에 푸념들을 순식간에 아주 순간적으로
날려 보내는, 사실은
든든한 서로의 주장, 그에게만 통하는
나에게만 더 무거워 뵈는
사랑이란 이름의 멍에입니다

어찌어찌 사랑을 알았을 때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 누구지요, 라고
반문하면 ‘그걸 알아 뭘 하려고’ 버럭 화난 것처럼
속을 뒤집어 보이지 않는, 어디에도 나는 없지만
우리가 오늘은 왜, 딸 앞으로 뒤로 내달리며
서로의 음성을 더듬고 있는지!
혼자서 받은 밥상만이 깨우쳐 주는 깊디 깊은
믿음의 소산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96 바퀴벌레 자살하다 하늘호수 2017.03.30 165
895 임 보러 가오 강민경 2017.07.15 165
894 시조 넝쿨손이 울타리를 만날 때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7.14 165
893 시조 십일월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16 165
892 시조 우리 사랑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2.26 164
891 연가(戀歌.2/.秀峯 鄭用眞 정용진 2015.03.07 164
890 가을 냄새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1.10.12 164
889 나의 일기 하늘호수 2016.04.06 164
888 황혼에 핀꽃 강민경 2018.01.04 164
887 수필 나무 file 작은나무 2019.03.24 164
886 꽃이니까요! – 泌縡 김원각 泌縡 2020.03.24 164
885 피마자 1 유진왕 2021.07.24 164
884 시조 코로나 19 – 시詩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0.06 164
883 세상을 열기엔- 손홍집 2006.04.09 163
882 이월란 2008.03.03 163
881 꽃씨 이월란 2008.03.11 163
880 봄의 가십(gossip) 이월란 2008.03.17 163
879 향기 퍼 올리는 3월 강민경 2012.08.09 163
878 초승달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9.01 163
877 여한 없이 살자구 2 유진왕 2021.08.10 163
Board Pagination Prev 1 ...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