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면(熟眠)/강 민 경
저녁 식사 후의
와이키키 바닷가 큰길은
세계의 언어들이
파도처럼 밀려오고 밀려다닌다
어둠에 잘 길든 등 굽은 가로등
소리 없는 종소리처럼 따라다니며
지칠 줄 모르고
거리의 악사들, 노랫소리
여러 종의 볼거리들로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루는 소음에도
끄떡없이, 틈만 나면 번식을 꿈꾸는
정자나무
이리저리 휩쓸리는
관광객들의 눈길 잡아끄는 덩치 자랑은
제 품에서 곤히 잠든 새들은 안중에 없었는데
일일 노동에 지쳤는가! 만족한 것인가!
세상만사 다 잊고 잠든
꽃 숭어리 같은 부동의 새들이 더
부러운 나는
세상에 감춰진 내 안의 고요를 꺼낸다
오늘 밤은
저 새들처럼 깊이 잠들 수 있겠다.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070 | 시조 |
이제 서야 / 천숙녀
![]() |
독도시인 | 2021.04.14 | 183 |
1069 | 시 | 가을 성숙미 / 성백군 4 | 하늘호수 | 2021.12.28 | 183 |
1068 | 세상 살아 갈 수 있는 여기는 | 김사빈 | 2007.06.04 | 182 | |
1067 | 시 | 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 성백군 | 2014.10.01 | 182 |
1066 | 시 | 12월을 위한 시 - 차신재, A Poem for December - Cha SinJae 한영자막 Korean & English captions, a Korean poem | 차신재 | 2022.12.20 | 182 |
1065 | 시 | 꽃보다 청춘을 | 강민경 | 2017.05.12 | 182 |
1064 | 시조 |
코로나 19 -반갑지 않은 / 천숙녀
![]() |
독도시인 | 2021.08.07 | 182 |
1063 | 고향보감(故鄕寶鑑) | 유성룡 | 2005.11.23 | 181 | |
1062 | 편지 | 김사빈 | 2007.05.18 | 181 | |
1061 | 주시 당하는 것은 그 존재가 확실하다 | 박성춘 | 2011.10.25 | 181 | |
1060 | 나와 민들레 홀씨 | 강민경 | 2012.10.04 | 181 | |
1059 | 사랑의 멍울 | 강민경 | 2013.05.27 | 181 | |
1058 | 시 | 등대 사랑 | 강민경 | 2018.05.29 | 181 |
1057 | 시 | 대낮 하현달이 | 강민경 | 2020.05.22 | 181 |
1056 | 시 | 늦가을 억새 / 성백군 1 | 하늘호수 | 2021.12.08 | 181 |
1055 | 시 | 보내며 맞이하며 | 헤속목 | 2021.12.31 | 181 |
1054 | 시 | 봄꽃, 바람났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2.05.11 | 181 |
1053 | 거울 | 유성룡 | 2006.04.08 | 180 | |
1052 | 산동네 불빛들이 | 강민경 | 2011.10.30 | 180 | |
1051 | 나의 가을 | 강민경 | 2011.12.22 | 18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