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은 아름다워 / 성백군
어둠을 밀어내며
자욱한 안개비가 앞산에서 내려옵니다
이제는 괜찮다고 어서 일어나라고
새벽을 두드립니다
십일 층 베란다에서 바라보는
눈앞 고개 숙인 가로수들은
감사 기도드리는지 정물인 듯 조용하고
멀리 다이야몬드 헤드 산기슭 따라 돌아가는
자동차 헤드라이트의 불빛이 숲 속을 빠져나와
죽을힘을 다해 졸음에 겨운 내 눈꺼풀을 꼬집습니다
아침입니다. 바람 재우고 비 쫓아내고
먼 산 산마루 넘어오는 저 붉은 해
지난밤 허리케인 “아나” 가 온다고
슈퍼마다 생필품이 동이 났다는 인간사 야단법석을
아는지 모르는지 알고도 시침을 떼는지
말 한마디 않고 환한 빛만 쏟아냅니다
새날이 왔다고
출근길 서두르는 사람들
어제가 언제 있었냐는 듯
도로는 여전히 러시아워로 붐비고, 자동차 기적은
승리를 구가하는 나팔소리 같습니다
636 - 10222014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737 | 달빛 | 성백군 | 2011.11.27 | 253 | |
736 | 시 | 나비의 변명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5.03.15 | 253 |
735 | 시 | 물웅덩이에 동전이 | 강민경 | 2018.04.19 | 253 |
734 | 시 | 꽃, 지다 / 성벡군 | 하늘호수 | 2015.08.10 | 253 |
733 | 시 | 날 저무는 하늘에 노을처럼 | 하늘호수 | 2017.05.15 | 253 |
732 | 시조 | 처진 어깨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4.07 | 253 |
731 | 시조 | 서성이다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2.04.01 | 253 |
730 | 먼지 털어내기 | 윤혜석 | 2013.06.21 | 254 | |
729 | 시 | 물속, 불기둥 | 하늘호수 | 2016.07.05 | 254 |
728 | 파일, 전송 중 | 이월란 | 2008.04.11 | 255 | |
727 | (단편) 나비가 되어 (1) | 윤혜석 | 2013.06.23 | 255 | |
726 | 시 | 밤송이 산실(産室) | 성백군 | 2013.11.03 | 255 |
725 | 시 | 나목의 가지 끝, 빗방울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5.23 | 255 |
724 | 빈 집 | 성백군 | 2005.06.18 | 256 | |
723 | 도마뱀 | 강민경 | 2005.11.12 | 256 | |
722 | 시 | 내가 사랑시를 쓰는이유 | 박영숙영 | 2015.08.02 | 256 |
721 | 시조 | 꽃 무릇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11.30 | 256 |
720 | 시파(柴把)를 던진다 | 유성룡 | 2006.03.12 | 257 | |
719 | 삶의 향기 | 유성룡 | 2006.02.04 | 257 | |
718 | 비 냄새 | 강민경 | 2007.10.21 | 25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