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09 19:19

가시도 비켜선다/강민경

조회 수 21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시도 비켜선다/강민경

 

 

가시나무에 꽃이 피었다

꺾고 싶은데 가시가 있어 망설이다가

꽃 속 꿀을 따는 벌을 본다

 

벌은 꽃에서

노동자로 꿀을 열심히 따 모으지만

종내에는 사람에게 다 빼앗기고

정작, 제 것은 없을 텐데

꿀 따는 동안 남은 달콤한 맛에 취해

무아지경이다

 

사람들은, 죽을 때는

하나도 가지고 가지 못하면서도

강도처럼 벌이 모아 놓은 꿀을 다 빼앗는다

더 많이 가지려는 고리대금업자 같은 습성을

부끄러워할 줄 모른다

 

비록 가난하지만

그래서 장래가 암담하지만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현실에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사는

저 벌의 생애가 참삶 아닌가

 

가시나무꽃 속에서

꿀을 따는 벌, 그 재주가 좋다

세파에 휘둘리는 일 없이

열심히 일하는 벌에게는 못 당하겠다

가시도 비켜선다  

지금의 나를 지키는 것 같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16 복숭아꽃/정용진 정용진 2015.03.24 229
1115 복이 다 복이 아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3.12 169
1114 볶음 멸치 한 마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9.29 118
1113 성백군 2006.04.19 178
1112 시조 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3.08 194
1111 시조 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13 130
1110 봄 그늘 하늘호수 2018.03.21 70
1109 봄 날 이일영 2014.03.21 209
1108 봄 배웅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4.20 228
1107 봄 볕 천일칠 2005.01.31 284
1106 봄 편지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4.17 175
1105 봄, 까꿍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2.14 140
1104 봄, 낙엽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3.28 130
1103 봄, 낙화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5.18 174
1102 봄/정용진 시인 정용진 2019.04.04 134
1101 봄과 두드러기 성백군 2006.04.19 371
1100 봄기운 : (Fremont, 2월 26일)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3.01 207
1099 봄꽃, 바람났네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5.11 192
1098 봄날 임성규 2009.05.07 597
1097 봄날의 고향 생각 강민경 2019.03.10 267
Board Pagination Prev 1 ...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