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09 19:19

가시도 비켜선다/강민경

조회 수 19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시도 비켜선다/강민경

 

 

가시나무에 꽃이 피었다

꺾고 싶은데 가시가 있어 망설이다가

꽃 속 꿀을 따는 벌을 본다

 

벌은 꽃에서

노동자로 꿀을 열심히 따 모으지만

종내에는 사람에게 다 빼앗기고

정작, 제 것은 없을 텐데

꿀 따는 동안 남은 달콤한 맛에 취해

무아지경이다

 

사람들은, 죽을 때는

하나도 가지고 가지 못하면서도

강도처럼 벌이 모아 놓은 꿀을 다 빼앗는다

더 많이 가지려는 고리대금업자 같은 습성을

부끄러워할 줄 모른다

 

비록 가난하지만

그래서 장래가 암담하지만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현실에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사는

저 벌의 생애가 참삶 아닌가

 

가시나무꽃 속에서

꿀을 따는 벌, 그 재주가 좋다

세파에 휘둘리는 일 없이

열심히 일하는 벌에게는 못 당하겠다

가시도 비켜선다  

지금의 나를 지키는 것 같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50 검증 김사빈 2008.02.25 190
1149 눈높이대로 강민경 2016.02.16 190
1148 초여름 스케치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2.06.08 190
1147 라이팅(Lighting) 성백군 2007.12.06 191
1146 정의 - 상대성이런 박성춘 2007.12.17 191
1145 아버지 철학 file 김사비나 2013.02.12 191
1144 잠 자는 여름 file 윤혜석 2013.08.23 191
1143 풍광 savinakim 2013.10.24 191
1142 어둠 속 날선 빛 성백군 2014.11.14 191
1141 슬픈 인심 성백군 2015.01.22 191
1140 수필 우리가 사는 이유 son,yongsang 2016.01.13 191
1139 간도 운동을 해야 강민경 2015.09.11 191
1138 기회 작은나무 2019.06.22 191
1137 새와 나 강민경 2020.05.02 191
1136 낙조의 향 유성룡 2006.04.22 192
1135 자유전자 II 박성춘 2007.08.25 192
1134 시간은 내 연인 강민경 2014.09.14 192
1133 세월 측량하기 / 성백군 3 하늘호수 2022.12.20 192
1132 등대의 사랑 하늘호수 2016.05.14 192
1131 대낮인데 별빛이 강민경 2017.12.07 192
Board Pagination Prev 1 ... 52 53 54 55 56 57 58 59 60 61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