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의 연가/강민경
숲속에서
반짝이는 이슬과 눈 맞추다가
티 없이 맑은 연둣빛 풀잎의
상큼함에 푹 빠진다
풀잎은 이슬이
제 눈임을 알까?
그것이 제 마음임을 알까
몰라도 보아주면 고맙고
알아주면 반갑다고 반짝반짝
내게 다가와 눈 맞춘다.
한세상 사노라면
잘살 때도 있고 못살 때도 있지만
행복할 때도 있고 불행할 때도 있지만
지내놓고 보면 그게 그거 별반 다를 게 없지만
내가 알아주니 내 안에 들어와
풀잎에 맺힌 이슬이 풀잎의 눈이 된다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풀잎의 눈
빛의 산란이다. 나를 향한 연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