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雜)의 자유 / 성백군
산언덕
잔디밭에 무명초들이
실바람에도 우우 일어선다
머리에 씨방 하나씩 달고
잡초인 주제에
살아서 무슨 영화를 누리겠다고
생명력이
약초보다 수십 배는 강하다
그러고 보니
나도 잡초네, 아니 잡놈
태자리에서 살지 못하고 이리저리 떠돌다
이민까지 와서
고희가 넘도록 끈질기게 살았으니
그래, 너는 잡초 해라
나는 잡놈 하련다.
너는 춤 추고 나는 소리를 질러보자
야호~호~
이 자유,
사람들은 비하할지 몰라도
산은 괜찮다고 메아리치며 응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