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 하세요 / 성백군
지친 몸
동네 공원 벤치 위에
내려놓았다
우르르 몰려드는
새 떼들
참새, 비둘기, 붉은 머리 카나리아
눈 맞추며 반기는 줄 알았는데
한참 보다 보니 뭐 좀 달라는
눈망울이다
없다고
두 손 내밀며 탁탁 털었더니
다들 두말 않고 언제 보았냐는 듯 돌아선다
늦게 함유한 야생 닭은
뭐라고 골골거리며 욕까지 하는 것 같다
줄 것 없어서
안 그래도 서러운데
저것들까지 날 괄시하는가, 싶다가도
그래도, 몸 수색당하지 않고
자리에서 쫓겨나지 않았으니 얼마나 다행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