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갈대/강민경
탄탈로스 전망대로 가는 언덕길가
키 큰 갈대들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당깁니다
머리 위
성난 바람과 싸우다가도
사람과 만나면
고개 숙여 나긋나긋 인사를 합니다
백발 성성한 갈대의 머리가 민망하여
나도 얼른 고개를 숙입니다.
세상인심이 고약하여
보고도 못 본체, 알고도 모르는체하며
제 이득 챙기기에 바쁘고
나 같이 늙은 사람은 꼰대다 할멈이다 하며
내박치기에 급급한데
저 갈대는 참 착합니다
부자나 가난한 자나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사람 차별하지 않고
꾸벅꾸벅 인사를 합니다
생긴 모습 그대로 자연스럽게 사는
저 갈대의 세상이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