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등대/강민경
등대하면 외로움이 먼저인데
동네를 끼고 도는
다이아몬 헤드 길옆 등대는
스스로 외로움을 지운다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여서인지
발을 한 걸음만 뒤로 물리면
도란도란 귀를 잡아당기는 길가
가로등 불과
바닷가 동네 사람들의 집집이 켠
자동차 헤드라이트로 일제히 어둠 밀어낸
자축에 서로의 안위를 다퉈 묻는다
눈에보이면 보이는 대로
보고 듣는 신선함 속에
어둑새벽 해 오름 모르는 신선함으로
사람들을 부르는 소문을 따라
다이아몬 헤드 인근 동네 안 등대는
절대 외롭지 않다고 하는데
나는 왜 늘
파도 소리만 들리는 바다에 예민해서
외로움을 먼저 떠올리는지!
찰칵찰카닥 사진 찍던 그이 왈
하와이 등대걱정 말고
쉬이 지치는 내몸 건강이나 살피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