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 같은 말 / 성백군
숲 속에서는
풀이 나무를 헤집고
나뭇가지가 풀숲을 가로질러도 싱싱하다
어떤 넝쿨은 나무를 밑동부터 감고 타고 올라
한 몸같이 자연스럽다
나 같으면
얼마나 답답할까 귀찮고
욕을 하든지 화를 내든지
아마 토막토막 잘라 버렸을 텐데
저것들은
귀도 없고 눈도 없고
발이 없으니
듣지도 볼 수도 도망칠 수도 없어서
그럴까
그럼 나는 다 있는데
저들보다 나은 게 없지 않은가
엿 같은 말
눈에 익숙하도록 보다 보니
기가 차서, 맛이
씹을수록 쫀득거리고 달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