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에도 생각이 있어 / 성백군
소나기 지나간 뒤
나뭇잎에 빗방울이 맺혔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커지며
실바람에도 달랑달랑 위태롭습니다
땅 위에 떨어졌으면
한번 아프고
그만 일 텐데
그곳이, 마음 졸이게 하네요
풍경을 담아 보고
사물도 담아 보고
햇빛 들어와 무지개도 되어 보지만
위를 보면 답답하고
아래를 보면 아득합니다
곧 있으면
어차피 없어질 세상이라
아무렇게나 살아도 될 텐데
빗방울에도 생각이 있어서
벼랑 끝 생이 반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