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결산서 / 성백군
가지 끝에서
풀루메리아 낙화 한 잎
숨죽이며 떨어집니다
지는 생명이라
안 그래도 서러운데
세상 바람은 매정하게
차도로 밀어냅니다
주춤주춤
좌우를 살피며
교통사고를 피하려고 절룩거리는 저 몸짓
이생을 떠나는 마지막 모습이라기엔
삶의 욕구가 너무나 애절합니다만
그대로 두었습니다
어차피 가는 목숨, 구걸하기보다는
차에 치이어서라도 향기롭게 죽어 장렬하라고,
나도 오늘 병원에
생의 결산서 POLST*를 제출했습니다.
*POLST : Provider orders for Life-sustaining treatment
(생명 유지 치료를 위한 제공자 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