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마지막 가을
깜짝이야
초록 잔디밭 위
핏빛 얼룩진 돌배 나뭇잎 하나
발길을 멈추게 합니다
놀라 올려다본 돌배나무
아직 싱싱한 초록 꿈 소리
이파리 하나
나 홀로 낙엽이 되었습니다
어디서 본 듯한
엄마 손때 묻은
성경책 갈피 속에
납작 엎드려 있던 그 낙엽
꿈꾸는 구순 소녀의
숨결을 보았던 그날처럼
숨이 가빠 옵니다
엄마의 피로 뭉쳐진 딸
당신처럼 등 굽혀
낙엽 한 잎 줍고 있습니다
힘겨운 투병
길게 늘어뜨린 투명 줄 타고
요도에서 뚝뚝 떨어지... 더보기
김희주 시집-따뜻한 목소리
2015.07.31 04:50
김희주 시집 『따뜻한 목소리』. 낭만과 리얼리즘, 센티멘털과 휴머니티가 공존하는 김희주의 시 세계에는 유독 부정이나 저항이 없으며 군더더기가 없이 배추 속처럼 말쑥하다. 이 책에는 '꿈이면 어때', '저 파도처럼', '그 봄, 아프다', '양파', '아프게 하지 마', '비꽃', '쉼표 하나' 등 주옥같은 시편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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