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4.30 16:16

시나위

조회 수 263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시나위


                                                                       이 월란





날 저무는 산신각에 잔줄 구겨진 할보무당
옥색 저대기 긴고름 설단 위의 부적처럼 너푼거리면
인간사 휩쓸고 간 물귀신, 중중모리 장단에 물숨이 꺾이랴
세상사 불사르고 간 불귀신, 자진모리 잔가락에 불꽃을 사그리랴
세간사 드날리고 간 바람귀신, 육자배기 흐느낌에 꼬리를 감추랴
발버둥이 육신들 길흉화복 건사하려 푸닥거리 기운이 넘쳐도
액막이 전별(餞別)하는 제향에 향불만이 승천하는 곳
서낭당에 비는 치성 눈물 한방울 줍지 못해
고달파 흩어지는 한숨 한줌 담지 못해
흰 베수건 어깨에 걸고 맴도는 발버드래 장단은
젓대 울리는 열 손가락으로 실보무라지 날리듯 감겨들고
가락 없는 *아니리 뽑아내는 목청, 거지중천에 공허한 삿대질로
신들린 박수무당 맥없이 널뛰는 애달픈 뜨락
거나한 푸닥거리만 신백을 불러들이는 남사당패 향연에
행랑채 사립짝문 속절없이 흔들리고
가래조 장단에 나비춤 추는 석고색 만다라꽃
                                            
                                                            


* 아니리 : 〖음악〗 판소리에서, 창을 하는 중간 중간에 가락을
                붙이지 않고 이야기하듯 엮어 나가는 사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790 수필 삶은, 눈뜨고 꿈꾸는 꿈의 여행이다 / 수필 박영숙영 2017.09.05 322
1789 눈도 코도 궁둥이도 없는 서 량 2005.02.17 320
1788 수필 아침은 김사비나 2013.10.15 320
1787 너를 보면 강민경 2014.07.28 320
1786 [칼럼] 한국문학의 병폐성에 대해 손홍집 2006.04.08 319
1785 아니 아직 거기 있었네요 강민경 2012.04.22 319
1784 구자애의 시 백남규 2013.08.22 319
1783 한반도의 영역 김우영 2012.11.12 318
1782 (단편) 나비가 되어 (6) 윤혜석 2013.06.23 318
1781 개펄 강민경 2009.02.19 317
1780 요단 강을 건너는 개미 성백군 2014.04.12 317
1779 수필 빗속을 울리던 북소리-지희선 오연희 2016.06.01 317
1778 시조 年賀狀연하장을 띄웁니다 / 천숙녀 1 file 독도시인 2021.12.31 317
1777 잠명송(箴銘頌) 유성룡 2007.07.14 316
1776 난산 강민경 2014.04.17 316
1775 끝없는 사랑 강민경 2014.09.01 316
1774 분수대가 나에게/강민경 강민경 2015.03.31 316
1773 수필 김우영 작가의 한국어 이야기 -18 김우영 2015.05.27 316
1772 (동영상 시) 선창에서 At Fishing Dock 차신재 2016.04.29 316
1771 강민경 2011.07.04 315
Board Pagination Prev 1 ...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