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면(熟眠)/강 민 경
저녁 식사 후의
와이키키 바닷가 큰길은
세계의 언어들이
파도처럼 밀려오고 밀려다닌다
어둠에 잘 길든 등 굽은 가로등
소리 없는 종소리처럼 따라다니며
지칠 줄 모르고
거리의 악사들, 노랫소리
여러 종의 볼거리들로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루는 소음에도
끄떡없이, 틈만 나면 번식을 꿈꾸는
정자나무
이리저리 휩쓸리는
관광객들의 눈길 잡아끄는 덩치 자랑은
제 품에서 곤히 잠든 새들은 안중에 없었는데
일일 노동에 지쳤는가! 만족한 것인가!
세상만사 다 잊고 잠든
꽃 숭어리 같은 부동의 새들이 더
부러운 나는
세상에 감춰진 내 안의 고요를 꺼낸다
오늘 밤은
저 새들처럼 깊이 잠들 수 있겠다.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052 | 시 | 지상에 내려온 별 | 강민경 | 2014.04.03 | 202 |
1051 | 시 | 촛불 | 강민경 | 2014.12.01 | 202 |
1050 | 시 | 그의 다리는 | 박성춘 | 2015.06.15 | 202 |
1049 | 해바라기 | 백야/최광호 | 2005.07.28 | 203 | |
1048 | 3월에 대하여 | 김사빈 | 2007.03.18 | 203 | |
1047 | 시 | 설중매(雪中梅) | 성백군 | 2014.03.15 | 203 |
1046 | 시 | 꽁지 없는 푸른 도마뱀 / 필재 김원각 | 泌縡 | 2019.06.27 | 203 |
1045 | 시 | 밀국수/ 김원각 | 泌縡 | 2020.07.21 | 203 |
1044 | 시 | 외도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8.22 | 203 |
1043 | 시 | 물속 풍경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12.12 | 203 |
1042 | 친구야 2 | 유성룡 | 2006.01.22 | 204 | |
1041 | 초승달 | 성백군 | 2007.03.15 | 204 | |
1040 | 해질무렵 | patricia m cha | 2007.09.08 | 204 | |
1039 | 시 | 얼룩의 초상(肖像) | 성백군 | 2014.09.11 | 204 |
1038 | 시 | 10월의 제단(祭檀) | 성백군 | 2014.11.07 | 204 |
1037 | 시 | 당신은 내 밥이야 | 강민경 | 2019.11.19 | 204 |
1036 | 시 | 영원한 친구라며 그리워하네! / 김원각 | 泌縡 | 2020.09.25 | 204 |
1035 | 시 |
독도의용수비대원 33인의 아버지 / 천숙녀
![]() |
독도시인 | 2021.07.17 | 204 |
1034 | 우회도로 | 천일칠 | 2005.02.11 | 205 | |
1033 | 자화상(自畵像) | 유성룡 | 2005.11.24 | 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