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박힌 못 / 성백군
거울을 앞에 두고
내 머리를 깎는 아내
가위질 따라 얼굴이 일그러진다
‘그러다간
당신 입 삐뚤어진다.’ 하였더니
‘입뿐만 아니라
몸까지 뒤틀린다’고 투덜대며
다음부터는 이발소에 가란다
(잘 박힌 못
헐거워졌다는 신호인데
눈치 없이 말 한마디 잘못해서
전속이발사 잃게 되는 것 아닐까?)
노루발 사다 주면
당신 못 빼내고 새 못으로 바꿀 수 있다고 하였더니
사십 년 동안 닳아
못대가리 없는 밋밋한 얼굴이 웃는다
서로 박혀서
함께 웃는 주름진 두 얼굴
거울 속에 있다
583 – 03022014
*시마을 작가회 2014년 3월 이달의 詩 선정작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77 | 기타 | 김우영의 한국어이야기 9 변하는 말과 꼬리아 | 김우영 | 2014.06.18 | 228 |
876 | 시 | 물에 길을 묻다 | 강민경 | 2016.10.20 | 228 |
875 | 시 | 단풍잎 예찬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5.10.15 | 228 |
874 | 시 | 숲 속에 비가 내리면 | 하늘호수 | 2015.10.27 | 228 |
873 | 시 | 아! 그대의 미소가 빠졌네요 – 김원각 | 泌縡 | 2020.08.23 | 228 |
872 | 시 | 엉뚱한 가족 | 강민경 | 2014.11.16 | 229 |
871 | 시 | 복숭아꽃/정용진 | 정용진 | 2015.03.24 | 229 |
870 | 시 | 주차장에서 | 강민경 | 2016.05.17 | 229 |
869 | 시 | 봄 배웅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2.04.20 | 229 |
868 | 촛불 | 강민경 | 2006.07.12 | 230 | |
867 | 地久 | 천일칠 | 2007.03.08 | 230 | |
866 | 하늘을 바라보면 | 손영주 | 2008.02.28 | 230 | |
865 | 시 | 입동 낙엽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2.12.13 | 230 |
864 | 시 | 그만큼만 | 작은나무 | 2019.05.15 | 230 |
863 | 시 | 내가 나의 관객이 되어 | 하늘호수 | 2017.09.16 | 230 |
862 | 시 | 밑줄 짝 긋고 | 강민경 | 2019.08.17 | 230 |
861 | 시 | 남은 길 1 | 헤속목 | 2022.01.26 | 230 |
860 | 시조 | 코로나 19 –76주년 광복절에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8.15 | 230 |
859 | 시 | 세상인심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2.04.05 | 230 |
858 | 산수유 움직이고 | 서 량 | 2005.03.28 | 2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