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나무와 새와 나/ 강민경
파란 잎들이 바람에 흔들리면
잔가지도 흔들렸는데
죽은 나뭇가지는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는다
거칠고 앙상한 나뭇가지에 앉아
꼼짝 않는 새 한 마리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줄 알았는데
보드라운 깃털 살랑살랑
활짝 열린 날갯짓
잠자는 잔가지를 흔들어 깨우고 있다
그렇구나
죽은 나무를 살리고 싶은 거였어
산 나무도 새를 품지 못하면 죽은 나무라고
죽은 나무를 흔들어 깨우는 새
죽은 나무를 깨우고 싶어하는 새나
이 풍경을 하염없이 보고 있는 나나
바람을 등에 업고 살아
검고 앙상한 뼈 드러내고도 잘 견디면
생불 하는 세상
풍파에 흘러내린 내 어깨도
죽은 나무에
생명을 나눠 주는 새처럼
바람을 껴안는다
시
2014.05.19 07:18
죽은 나무와 새와 나
조회 수 465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397 | 시 | 세상사 | 강민경 | 2020.01.01 | 116 |
1396 | 시조 | 세상世上이 그대 발아래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6.14 | 92 |
1395 | 시 | 세상, 황토물이 분탕을 친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1.24 | 149 |
1394 | 세상 인심 | 강민경 | 2013.04.10 | 153 | |
1393 | 세상 어디에도 불가능은 없다 | 박상희 | 2006.06.08 | 375 | |
1392 | 세상 살아 갈 수 있는 여기는 | 김사빈 | 2007.06.04 | 182 | |
1391 | 시 | 세상 감옥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1.05.18 | 87 |
1390 | 시 | 세벳돈을 챙기며/강민경 | 강민경 | 2019.02.16 | 242 |
1389 | 세계의 명 연설을 찾아서 | 이승하 | 2004.08.30 | 640 | |
1388 | 기타 | 세계에서 한국어가 제일 좋아요 | 김우영 | 2014.05.19 | 569 |
1387 | 세계에 핀꽃 | 강민경 | 2006.03.18 | 200 | |
1386 | 수필 | 세계 한글작가대회ㅡ언어와 문자의 중요성ㅡ | 박영숙영 | 2015.10.31 | 248 |
1385 | 세 쌍둥이 難産, 보람으로 이룬 한 해! | 김우영 | 2011.12.21 | 341 | |
1384 | 성탄 축하 선물 | 이승하 | 2005.12.21 | 278 | |
1383 | 시 | 성질을 팝니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2.06.22 | 127 |
1382 | 시조 | 성에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12.24 | 137 |
1381 | 섬 | 유성룡 | 2008.02.26 | 415 | |
1380 | 시 | 설중매(雪中梅) | 성백군 | 2014.03.15 | 204 |
1379 | 시 | 설산을 안고 앵두 빛 동심을 찾다 / 필재 김원각 | 泌縡 | 2019.06.25 | 249 |
1378 | 시조 | 설날 아침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2.02.01 | 1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