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29
어제:
36
전체:
1,293,697

이달의 작가
2004.12.24 11:58

그날이 오면

조회 수 856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그날이 오면/오연희

무심코 내다 본 창 밖
노란 잎 하나 내린다
마지막 인사처럼
마지막 눈물처럼
그 몸짓 사라진 자리에
아직은 아니라고
손 사래치며 울부짓는
얼굴 하나 보인다

시간이 숨을 죽이고
살아있는 것들이 일제히 눈을 감는다
여기까지 허락 된 인연이라고 다그쳐도
잠들지 못하는 긴 겨울
뿌리를 잘라 다시 싹을 틔운다 해도
네가 아닌바에는

수 많은 겨울이 지나
먼 그날이 오면
마른 가슴으로 그리워 할
그날이 오면
멈추었던 시간이 다시 호흡을 하고
나도 살아 있었다는
그날이 오면
결국엔
나도 떠나야 하는
그날이 오면
너를 잊을 수 있겠다는
눈물로 범벅된 얼굴 하나
보인다



2005년 "심상" 5월호

2006년 10월호 코리안저널(재미동포 시인 수작시초대석)

시작노트

우린 모두 누군가의 곁을 떠나 여기 이 자리에 서 있다
내 조국, 부모형제, 친구, 이웃…
지금도 여전히
눈빛 다정한 이들 하나 둘 떠나보내며 살아가고 있다.
그 중 유난히 빛나는 눈빛 몇몇은
무심코 내다 본 창 밖
노란 잎 하나 속에 다시 살아난다.
가을은
떠나보낸 이의 처절한 몸짓과 함께
떠난 이와의 순간들이 선연하게 살아나는
계절이다.
  

?
  • 오연희 2015.08.19 06:55
    전재욱 (2004-12-29 17:34:13)

    시인들은 조금쯤 이기적인 데가 있나봐요
    누구에게나 아픈 추억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곧잘 다른 사람의 아픈 기억을
    되살리는 시를 쓰곤 하지요. 이 시를
    읽으면서 나는 또 설화를 찾아 떠나야겠다는
    생각으로 짐을 꾸립니다.



    오연희 (2005-01-04 13:20:33)

    엄머 선생님...
    제가 그랬었요?ㅎㅎㅎ
    이땅에 아픔없는 인생이,
    상처없는 인생이 어디있으랴!
    하는 말이 세월이 지날수록 마음에
    와 닿는것 같아요.
    새해 첫 인사를 이곳에서 드리어 되었네요.
    그동안도 평안하신지요?
    담에 뵐땐 그 설화 기대해도 되겠지요.
    반가운 흔적에 감사드리며
    곧 뵙게 되겠지요.
    평안하시기를...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49 수필 아름다운 마지막 풍경 6 file 오연희 2017.10.23 230
348 기도 오연희 2014.09.03 231
347 수필 추억은 힘이 없다지만 2 오연희 2015.11.25 232
346 수필 [이 아침에] 몸 따로 마음 따로인 나이 12/19/2014 오연희 2014.12.30 236
345 수필 '카톡 뒷북녀'의 카톡 유감 4 오연희 2017.03.14 237
344 토마토 수프 5 오연희 2016.12.20 239
343 수필 찾지 못한 답 오연희 2014.10.24 240
342 독을 품다 오연희 2015.08.29 243
341 수필 두 개의 얼굴을 가진 '낙서' 오연희 2016.03.12 247
340 수필 [이 아침에] 공공 수영장의 '무법자' 11/26/2014 오연희 2014.11.26 250
339 수필 아픔을 이해하는 공감능력 2 오연희 2017.09.25 264
338 가을 길을 걷다가 오연희 2014.11.26 268
337 수필 파피꽃 언덕의 사람향기 12 file 오연희 2017.05.01 270
336 수필 태극기도 촛불도 '나라 사랑' 15 오연희 2017.02.22 271
335 수필 흠뻑 빠졌던 책 한 권 - '외로운 여정' 3 오연희 2017.07.05 286
334 수필 아주 오래된 인연의 끈 오연희 2015.07.06 292
333 수필 "결혼 생활, 그거 쉽지 않지" 오연희 2015.07.06 292
332 수필 [이 아침에] 우리 인생의 '하프 타임' 7/2/14 1 오연희 2014.07.17 293
331 수필 중년에서 노년으로 가는 시간 오연희 2015.07.06 293
330 호흡하는 것들은 오연희 2014.11.26 295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1 Next
/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