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보는데/ 강민경
늦은 밤 해변에 나가
바다를 보는데
물과 물이 포개어 파도를 세운다
어디서 얼 만큼 키운 이빨인지
많은 물고기 떼를 삼키고도
아직 뱃속이 허전한 걸까
고래 등 같은 몸통에 길고 짧은 키
가늠도 안 되는 날카로운 허연 이빨
사이사이 뻗어내는 급하고 거친 숨결은
읽히지 않는 속력을 감추고 있어, 절대
지루한 적 없다
바다를 지우듯 어둠 걸러내는
밤바다 풍경에 붙들려
세월에 쌓인 찬 바람을 쫓는데
벼락 치는 비명
방파제 아래서 실종된다
산산이 부서져 널브러진 이빨 조각들이며
지워진 발자국의 안부가 궁금해도
다 아는 속이라 확인도 못 했는데
슬며시 다가 와 혀끝 달콤한 입맞춤으로
이별을 고하는 그런 네가
좋아 자꾸만 찾아온다.
외로움일까? 밤이면 너도 외롭니?
바다야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290 | 시 | 6월 바람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5.06.17 | 210 |
1289 | 시 | 개여 짖으라 | 강민경 | 2016.07.27 | 210 |
1288 | 시 | 밑줄 짝 긋고 | 강민경 | 2019.08.17 | 210 |
1287 | 시조 |
코로나 19 – 접혔던 무릎 세워 / 천숙녀
![]() |
독도시인 | 2021.08.29 | 210 |
1286 | 사모(思慕) | 천일칠 | 2005.04.26 | 209 | |
1285 | 전지(剪枝) | 성백군 | 2007.01.18 | 209 | |
1284 | 암벽을 타다 | 박성춘 | 2007.10.14 | 209 | |
1283 | 이별이 지나간다 | 이월란 | 2008.04.10 | 209 | |
1282 | 시 | 잡초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07.21 | 209 |
1281 | 시 | 신선이 따로 있나 1 | 유진왕 | 2021.07.21 | 209 |
1280 | 시조 |
낙법落法 / 천숙녀
![]() |
독도시인 | 2021.11.29 | 209 |
1279 | 눈으로 말하는 사람 | 김사빈 | 2007.04.03 | 208 | |
1278 | 첫눈 (부제: 겨울 나그네) | 강민경 | 2008.04.06 | 208 | |
» | 시 | 바다를 보는데 | 강민경 | 2014.05.25 | 208 |
1276 | 시 | 아침의 여운(餘韻)에 | 강민경 | 2016.03.19 | 208 |
1275 | 시 |
빗물 삼킨 파도 되어-박복수
![]() |
미주문협 | 2017.11.08 | 208 |
1274 | 시 | 사랑의 미로/강민경 | 강민경 | 2019.01.07 | 208 |
1273 | 시 | 바람구멍 / 성백군 1 | 하늘호수 | 2021.07.28 | 208 |
1272 | 인사(Greeting)의 중요성 | 박성춘 | 2012.04.19 | 207 | |
1271 | 시 | 꽃 속에 왕벌 | 하늘호수 | 2016.09.28 | 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