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 성백군
바람 불면
부는 대로 휘는 나무
언뜻 보면 굽실거리는 것 같지만
바람 지나가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다시 일어선다
비굴이라
함부로 말하지 말라
네 아비도 어미도 그렇게 하며
너를 키웠고, 저 아름드리 정자나무도
수천만 번을 고개 숙여
숲을 이루었느니
꺾이는 것보다는
굽히는 것이 났고
죽는 것 보다는 사는 것이 이기는 것이니
굽히고 일어서고 굽히고
바람이 지쳐 주저앉을 때까지
굽히고서는 것을 반복하는 나무
제 몸에 붙은
수천만의 잎사귀들을 위하여
제 한 목숨 휘는 것이니
626 - 08292014
시
2014.10.01 21:08
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조회 수 183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074 | 초월심리학과 정신이상 | 박성춘 | 2008.02.11 | 185 | |
1073 | 안부 | 김사빈 | 2011.12.31 | 185 | |
1072 | 시 | 가을비 | 성백군 | 2014.10.24 | 185 |
1071 | 시 | 닭 울음소리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8.03.02 | 185 |
1070 | 시조 | 몽돌 / 천숙녀 1 | 독도시인 | 2021.02.07 | 185 |
1069 | 시조 | 깨어나라, 봄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2.03.18 | 185 |
1068 | 시 | 죄를 보았다. 그러나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8.08 | 185 |
1067 | 시 | 경칩(驚蟄) | 하늘호수 | 2017.03.07 | 184 |
1066 | 시 | 가을 성숙미 / 성백군 4 | 하늘호수 | 2021.12.28 | 184 |
1065 | 인생 | 성백군 | 2012.02.10 | 183 | |
1064 | 내일은 꽃으로 피어난다 | 윤혜석 | 2013.06.30 | 183 | |
» | 시 | 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 성백군 | 2014.10.01 | 183 |
1062 | 시 | 겨울 素描 | son,yongsang | 2015.12.24 | 183 |
1061 | 시 | 정상은 마음자리 | 하늘호수 | 2017.03.05 | 183 |
1060 | 시 | 쥐 잡아라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7.07.27 | 183 |
1059 | 시 | 등대 사랑 | 강민경 | 2018.05.29 | 183 |
1058 | 시조 | 빨래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1.28 | 183 |
1057 | 시조 | 이제 서야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4.14 | 183 |
1056 | 시 | 보내며 맞이하며 | 헤속목 | 2021.12.31 | 183 |
1055 | 고향보감(故鄕寶鑑) | 유성룡 | 2005.11.23 | 18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