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09 19:19

가시도 비켜선다/강민경

조회 수 20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시도 비켜선다/강민경

 

 

가시나무에 꽃이 피었다

꺾고 싶은데 가시가 있어 망설이다가

꽃 속 꿀을 따는 벌을 본다

 

벌은 꽃에서

노동자로 꿀을 열심히 따 모으지만

종내에는 사람에게 다 빼앗기고

정작, 제 것은 없을 텐데

꿀 따는 동안 남은 달콤한 맛에 취해

무아지경이다

 

사람들은, 죽을 때는

하나도 가지고 가지 못하면서도

강도처럼 벌이 모아 놓은 꿀을 다 빼앗는다

더 많이 가지려는 고리대금업자 같은 습성을

부끄러워할 줄 모른다

 

비록 가난하지만

그래서 장래가 암담하지만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현실에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사는

저 벌의 생애가 참삶 아닌가

 

가시나무꽃 속에서

꿀을 따는 벌, 그 재주가 좋다

세파에 휘둘리는 일 없이

열심히 일하는 벌에게는 못 당하겠다

가시도 비켜선다  

지금의 나를 지키는 것 같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13 뭘 모르는 대나무 강민경 2015.04.30 205
1312 여인은 실 끊어진 연이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15.05.03 394
1311 우린 서로의 수호천사 강민경 2015.05.05 264
1310 부부시인 / 성백군 하늘호수 2015.05.13 384
1309 할리우드 영화 촬영소 강민경 2015.05.13 349
1308 수필 김우영 작가의 한국어 이야기 - 15 김우영 2015.05.14 378
1307 알러지 박성춘 2015.05.14 218
1306 수필 찍소 아줌마 박성춘 2015.05.15 612
1305 어머니의 가치/강민경 강민경 2015.05.18 452
1304 기타 김우영 김애경 부부작가 콘서트 김우영 2015.05.18 694
1303 결혼반지 / 성백군 하늘호수 2015.05.20 378
1302 수필 김우영 작가의 한국어 이야기 -18 김우영 2015.05.27 316
1301 오월의 찬가 강민경 2015.05.29 313
1300 수필 한중 문학도서관 개관 운영계획 김우영 2015.06.04 258
1299 몸과 마음의 반려(伴呂) 강민경 2015.06.08 296
1298 길 위에서, 사색 / 성백군 하늘호수 2015.06.13 336
1297 그녀를 따라 강민경 2015.06.14 135
1296 낯 선 승객 박성춘 2015.06.15 223
1295 그의 다리는 박성춘 2015.06.15 202
1294 6월 바람 / 성백군 하늘호수 2015.06.17 210
Board Pagination Prev 1 ...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