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5.26 13:20

약속

조회 수 188 추천 수 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약속/ 유성룡




그 때는
고향갈 채비는 고사하고
터 살 돈도 없어
한 분(墳)의 묫자리를 샀더니
비석을 세울 수가 없단다.

비석도 없이,
편편(便便)한 그녀의 묘지 위에
어쩌다가
눈 많이 오는 겨울이면
박육조(薄肉彫)의 흔적 조차
찾을 수가 없어
목이 메인다.

해 마다 기일이 되면
할머니와 이민 첫 날 밤의 약속,
돈 많이 벌어서 10년 후에는
할아버지 옆으로 대려다 달라시던
애향(愛鄕)의 목소리가

비거스렁이처럼 마음을 성기게 한다.
"꼭 한국으로 데려다 주거레이"
가슴마저 옹송그릴듯 차가운

진눈깨비가 흩뿌리고
지나는 춘삼삭(春三朔)의
홑옷으로 춥지나 않으신지?

맑은 밤 하늘에
죽은깨처럼 총총한 별빛 아래
비치는
올올(兀兀)하게 내민
옷가슴을 매 만지며

또, 오활한 마음으로
백주에 다짐을 해본다
올해는
꼭, 비개석과 봉신대를 만들고
빈자일등(貧者一燈)을 세우리라고.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31 달, 그리고 부부 하늘호수 2016.10.02 245
730 단풍잎 예찬 / 성백군 하늘호수 2015.10.15 228
729 단풍잎 꼬지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1.21 151
728 단풍은 가을 단풍이라야 단풍이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8.26 92
727 단풍든 나무를 보면서 강민경 2019.10.11 109
726 단풍 한 잎, 한 잎 강민경 2013.11.23 279
725 단풍 낙엽 – 2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2.19 205
724 단풍 낙엽 / 성백군 2 하늘호수 2019.07.16 351
723 단풍 값 / 성백군 하늘호수 2022.11.16 144
722 단풍 2 이월란 2008.04.15 81
721 단추를 채우다가 강민경 2016.12.18 206
720 단신상(單身像) 유성룡 2007.06.24 146
719 단순한 사연 서 량 2005.08.28 240
718 단비 / 성백군 하늘호수 2015.07.05 233
717 다이아몬드 헤드에 비가 온다 강민경 2019.05.04 69
716 희곡 다윗왕과 사울왕 -나은혜 관리자 2004.07.24 1425
715 희곡 다윗왕가의 비극 -나은혜 관리자 2004.07.24 1429
714 시조 다시한번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3.30 86
713 다시 찾게 하는 나의 바다여 - 김원각 泌縡 2020.05.25 116
712 다시 돌아온 새 강민경 2015.09.26 115
Board Pagination Prev 1 ... 73 74 75 76 77 78 79 80 81 82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