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요양원 / 강민경
그 많은 살점을
피눈물로 떼어냈으니
몇 안 남은 잎에 집착함은 당연한 일
금방이라도 떠나고 말 것 같이
분, 초를 다투는 환자들을 돌보느라
피땀 쏟는 가을 나무는
회생을 기도하는 사람들의 요양원입니다
손발이 천 개여도 모자란다며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자기를 바친
의사의 치료도 역부족
한 잎 두 잎, 한 사람 두 사람
가까이서 멀리서
가족들이, 동무들이,
날카로운 겨울바람에 찔리지 않으려고
죽을힘 쏟는 그 진동은 겉이 멀쩡해 보이는
나에게도 끝없는
압박,
가슴 파먹는 으스스한 냉기 거둬내지 못해
안달인 발걸음걸음 사이에 어느새 감춰둔
싹 눈의 명확한 해빙은,
새순 짙은 숲에 혈을 이어온 나뭇잎
새로운 봄만이
나무 요양원입니다.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857 | 수필 | 아이오와에서 온 편지 | 채영선 | 2016.11.23 | 346 |
1856 | 시 | 무명 꽃/성백군 | 하늘호수 | 2015.03.27 | 346 |
1855 | 여행을 떠나면서 | 김사빈 | 2005.09.05 | 345 | |
1854 | 바람좀 재워다오/김용휴 | 김용휴 | 2006.06.18 | 345 | |
1853 | 오리가 뜨는 물 수제비 | 성백군 | 2012.04.22 | 345 | |
1852 | 시 | 목백일홍-김종길 | 미주문협관리자 | 2016.07.31 | 345 |
1851 | 수필 | 삶은, 눈뜨고 꿈꾸는 꿈의 여행이다 / 수필 | 박영숙영 | 2017.09.05 | 345 |
1850 | 구어의 방주를 띄우자 | 전재욱 | 2005.01.01 | 344 | |
1849 | 조금 엉뚱한 새해 선물 | 이승하 | 2005.12.31 | 344 | |
1848 | 갈릴리 바다 | 박동수 | 2006.08.14 | 344 | |
1847 | 황혼길 새 울음소리 | 성백군 | 2013.04.23 | 343 | |
1846 | 유나네 태권도 | 김사빈 | 2012.01.09 | 343 | |
1845 | 시 | 잘 박힌 못 | 성백군 | 2014.04.03 | 342 |
1844 | 민족 학교 설립 단상 | 김사빈 | 2006.04.26 | 341 | |
1843 | 세 쌍둥이 難産, 보람으로 이룬 한 해! | 김우영 | 2011.12.21 | 341 | |
1842 | 깎꿍 까르르 | 김사빈 | 2005.04.02 | 340 | |
1841 | 누나 | 유성룡 | 2005.12.14 | 340 | |
1840 | 시지프스의 독백 | 손홍집 | 2006.04.07 | 340 | |
1839 | 돌아갈 수 없는 다리를 건너온 걸까 | 강민경 | 2011.10.21 | 340 | |
1838 | (단편) 나비가 되어 (3) | 윤혜석 | 2013.06.23 | 3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