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03 17:22

11월이 왔으니 / 성백군

조회 수 12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11월이 왔으니 / 성백군

 

 

나뭇잎이 떨어집니다

겨울을 앞에 두고

나무들이 옷을 벗습니다

 

가을을 마무리하는 11월이

이생의 삶을 정리하고 저승으로 향하는 인생처럼

하나하나 나뭇잎을 털어냅니다

그동안 걸치고 있던 입성들이

바닥에서 바람처럼 굴러다닙니다

 

부도 명예도 권세도

영명길 가는 나그네에게는 짐이 된다고

장식품을 벗는 이치를

나무는 나목이 되므로 보여 줍니다

알몸이 되어야 앞이 잘 보인다고

허공에다 잔가지 큰 가지로 지나온 길을

박아 놓았습니다

 

가야지요

삶 넘어, 몇 안 남아

세상 바람을 이기겠다고 발버둥 치는 잔잎이

노욕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 벗어 버리고 가벼워진 몸으로

초겨울 찬바람 앞에 서 보겠습니다

11월이 왔으니 가을이 가기 전에

인생의 끝자락에서 하늘을 향하여

매듭 없는 승리의 함성을 지르겠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731 무 덤 / 헤속목 헤속목 2021.05.03 330
1730 시조 자하연 팔당공원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02 94
1729 시조 깊은 잠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01 110
1728 시조 고운 꿈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30 187
1727 시조 내려놓기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29 129
1726 시조 수채화 / 천숙녀 독도시인 2021.04.28 85
1725 시조 놓친 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27 85
1724 시조 먼저 눕고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26 94
1723 시조 오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25 93
1722 시조 선線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24 98
1721 시조 편지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23 142
1720 시조 간간이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22 103
1719 시조 사월과 오월 사이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21 117
1718 얼굴 주름살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04.20 109
1717 시조 2019년 4월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20 97
1716 시조 터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19 127
1715 시조 한 숨결로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18 91
1714 시조 거미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17 140
1713 시조 숙녀야!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16 135
1712 시조 꽃등불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15 121
Board Pagination Prev 1 ...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