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13 07:14

여기에도 세상이

조회 수 13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여기에도 세상이/강민경

 

 

여행에서 돌아온 뒤

오랜만에 오르는 첫 산행길이

예상과는 다르게

차가 들락거릴 만큼 폭넓고 환해서

마음을 놓는데 시샘이라도 하는 듯

, , 구분도 안 되는 발자국으로

뒤엉킨 진창이 앞을 가로막는다

 

같은 무리가 되고 싶지 않아

옷자락을 거머쥐고

까치발로 앞만 보고 가는데

누군가가 옷자락을 잡아끌어

뒤돌아보는데 정신 차리라는 듯

딱 하고 이마를 때리는 나뭇가지의 당돌한 말

산속이라고 세상이 없는 줄 알면큰 오산이라고

짓궂은 개구쟁이처럼 머리를 흔들며 노려본다

억울해서 울상이 되는데

 

재미있어하는 그이

세상은 어느 곳이라도 있는데

당신만 피해 가려 했으니

그 나뭇가지, 안타까워

심술이 동했나 봐 하며 웃는다

따라 웃을 수밖에 없는

  

나는

어느새, 여기를 건넌 사람들과

한 동아리로 얽혀 있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49 첫눈 하늘호수 2015.12.11 175
1048 (동영상시) 그리움에게 Dear Longing 1 차신재 2015.12.08 274
1047 12월이 기억하는 첫사랑 강민경 2015.12.06 233
1046 빛의 공연 하늘호수 2015.11.30 248
1045 바닷가 금잔디 강민경 2015.11.28 253
1044 나뭇잎 자서전 하늘호수 2015.11.24 325
1043 환생 강민경 2015.11.21 246
1042 빛의 얼룩 하늘호수 2015.11.19 257
1041 11월의 이미지 강민경 2015.11.13 198
1040 뱅뱅 도는 생각 하늘호수 2015.11.07 157
1039 깜박이는 가로등 강민경 2015.11.06 147
1038 수필 세계 한글작가대회ㅡ언어와 문자의 중요성ㅡ 박영숙영 2015.10.31 256
1037 가을비 소리 강민경 2015.10.29 257
1036 숲 속에 비가 내리면 하늘호수 2015.10.27 247
1035 찡그린 달 강민경 2015.10.23 176
1034 나의 고백 . 4 / 가을 son,yongsang 2015.10.23 272
1033 흙, 당신이 되고 싶습니다 강민경 2015.10.17 261
1032 단풍잎 예찬 / 성백군 하늘호수 2015.10.15 259
» 여기에도 세상이 강민경 2015.10.13 130
1030 (동영상시) 이별 앞에서 - Before Parting 차신재 2015.10.07 330
Board Pagination Prev 1 ...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 115 Next
/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