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메리아 꽃과 나/강민경
짙은 향내 흐르는 산책길에서
처음 대면한
너는 천상에서 방금 내려온
선녀 같아 눈이 부셨다
그날, 너를 만난 행운으로
나는 우아하고 싱그러운
성년이 되었고
행사 때마다
내 목에 플루메리아 꽃 레이 걸어주며
사랑한다. 행복하다. 고백하는
너의 그 뜨거운 입술에 갇혀 버렸으니
내게도
물 좋고 공기 좋고 따뜻한
이곳을,
어찌 떠날 수 있겠는가
어제도 오늘도 또 내일도
너에게 빠진 나를
내가 훔쳐보면서, 여생을
너와 더불어
아름답고 우아하고 행복하게 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