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08 21:08

겨울 홍시

조회 수 36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겨울 홍시/ 강민경


춥다고 움츠리기만 하다가
햇살의 불같은 성화에 끌려 나와
워너크릭* 동네 한 바퀴 도는데
잎은 다 보내고 아직 털어 내지 못한
청춘을 건너온 겨울 감나무
벌겋게 타오르는 홍시의 열정에 녹았을까!
제가 발가벗긴 줄도 모릅니다

불면 날까, 쥐면 꺼질까
애지중지 아끼는 임이어서
서릿바람에 행여 몸이라도 상할까
애간장이 다 타는 겨울 홍시의 나무 사랑
온몸 살라 차지하고도 성에 안 차는지
담 밖의 나에게 와락 안겨 옵니다  

더 버텨 내려고 애 끓이는 나무의
사랑을 시험하는 것을 모르는 나는
그녀의 달콤함에 빠져 넋을 잃는데
고즈넉하던 마을이 요동을 치고
몸 사림 없는 도도한 홍시는
겨울을 밀어내며 세월을 되돌립니다

벌겋게 타오른 그녀의 달디 단 입술이        
그리운 나는,
어찌해야 하나, 군침이 고인지 오래
쩝쩝,
자꾸 뒤가 돌아다 봐 집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69 무심히 지나치면 그냥 오는 봄인데 강민경 2014.04.11 257
868 잘 박힌 못 성백군 2014.04.03 354
867 지상에 내려온 별 강민경 2014.04.03 219
866 기타 학우와의 대화 - 한국교육학과 김우영 작가(50대 萬年學徒) 김우영 2014.03.27 687
865 하얀 산과 호수가 보이는 집에서… 이승욱 2014.03.26 715
864 회귀(回歸) 성백군 2014.03.25 244
863 기타 김우영]한국어, 세계에 수출하자 김우영 2014.03.23 890
862 봄 날 이일영 2014.03.21 224
861 수필 [김우영 한국어이야기 4]모국어 사랑은 감옥의 열쇠 김우영 2014.03.18 459
860 설중매(雪中梅) 성백군 2014.03.15 220
859 내다심은 행운목 성백군 2014.03.15 292
858 길동무 성백군 2014.03.15 215
857 십년이면 강, 산도 변한다는데 강민경 2014.02.25 258
856 낙원동에서 강민경 2014.02.23 258
855 태아의 영혼 성백군 2014.02.22 214
854 몽돌과 파도 성백군 2014.02.22 391
» 겨울 홍시 강민경 2014.02.08 360
852 문자 보내기 강민경 2014.02.03 386
851 강설(降雪) 성백군 2014.01.24 177
850 낙엽 한 잎 성백군 2014.01.24 227
Board Pagination Prev 1 ... 67 68 69 70 71 72 73 74 75 76 ... 115 Next
/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