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영 작가의 한국어 이야기 ] 글 고치기와 띄어쓰기
김 우 영 (작가. 한국해외문화교류회)
siin7004@hanmail.net
승인 2014.05.21 07:44:34
2014.5.21(수)
[서울=동북아신문]
돈과 문장은 깎을 수 록 좋다. 스커트는 짧을수록 보기좋고, 주례사는 간결할 수 록 듣기 좋다. 글 고치기는 대략 3가지로 나뉜다. 글 쪼갬질은 긴 단락을 자르고, 깎음질은 군살깎기, 쪼크림질은 뒤치기이다. 아래의 예문을 보자.
① 강도짓을 하는 나쁜 사람들이 그 피해자에게 손실을 가해자에게 처벌을 해주어야 한다.
→ 강도짓을 하는 가해자는 그 정도에 따라 처벌하라.
② 인명을 살상하는 전쟁에 참여하고 이를 찬성 사람은 훗날 역사가 심판하리라.
→ 인명을 살상케하는 전쟁에 참여한 사람은 훗날 전범으로 평가된다.
③ 우리나라가 정치적 경제적으로 사대주의에 편승하는 것은 좋지못한 약소국의 사례이다.
→ 사대주의에 편승하는 건 약소국의 수치이다.
예전에 영국인들이 ‘인도는 내놓아도 셰익스피어는 못내논다’ 고 했다. 세계적인 문장가인 셰익스피어는 말을 빼고는 글 고치기에 무척 힘들어 했다. 헤밍웨이의 <무기여 안녕> 끝장은 17번, 프랑스의 자연주의 문학가 졸라의 습작 원고는 자신의 키를 넘었다.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도 30년간이나 수정했다고 한다. 약초 1,882종의 분류로 이름난 명나라 명의 ‘이시진’은 홀로 산야에 뒹굴며 독초를 캐 먹으며 약초의 독약 유무(有無)를 확인하다가 그 독에 묻어 숨졌다.
이래서 옛 선비들은 문장의 퇴고(推敲)와 추고(追考)를 살을 에이고 뼈를 깍는 겨울 빙판에 비유했다. 오늘날의 교정(校正)과 교열(校閱)을 살을 피울음의 고름같은 고통으로 표현하였다. 글을 쓰기도 힘들지만 깍고 다듬는 것도 그 이상으로 힘들다. 오호라, 우리말 우리글 몇 줄 고치기가 이렇게 힘들 줄이야?
우리말 우리글이 어렵다고 한다.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우리들도 글을 쓸 때 마다 어렵다고 한다. 특히 띄어쓰기의 구분과 범례이다. 예를 들어 ‘그런 만큼’이냐, ‘그런 만큼’이냐. 지금까지의 말글 규정이나 국어사전에는 ‘그런 만큼’으로 띄어 적었다. ‘만큼’은 ‘그만큼, 너만큼, 사람만큼, 하느님만큼’들에서는 붙여 쓴다.
이 ‘만큼’은 앞말과 비슷한 정도나 한도를 보인다. 그러나 ‘-(느)ㄴ, -(으)ㄴ, -(으)ㄹ, -던’ 다음에서는 띄어 쓴다. ‘걷는 만큼, 한 만큼, 먹은 만큼, 참을 만큼, 살 만큼, 했던 만큼’ 들은 띄어 쓰는 것이다. 이 경우의 ‘만큼’은 그 앞말의 내용에 걸맞은 수량을 나타낸다. 그런데 ‘-(느)ㄴ, -(으)ㄴ, -(이)ㄴ’들이 ‘-느니, -니, -으니, -이니’들의 준 꼴인 경우에는 그 다음에 오는 ‘만큼’을 붙여 쓴다.
과거 1964년 당시 문교부 <교정 편람>에는 ‘-이니 만큼(-인만큼)’을 언급하였다. ‘만큼’이 “가느니 만큼, 하니 만큼, 먹으니 만큼, 보물이니 만큼”들에서는 붙어 쓰인다. “가느니보다는 안 가는 것이 낫겠다”고 할 때 ‘가느니보다’의 ‘보다’를 붙여 쓴다. ‘니’의 ‘ㅣ’가 줄고 ‘ㄴ’만 남아서 윗말에 붙어 쓰이면 “가는 만큼, 한만큼, 먹음만큼, 보물인만큼” 들처럼 붙여 써야 한다.
이 경우 ‘만큼’은 ‘가므로, 하므로, 먹으므로, 보물이므로’들의 ‘므로’와 같이 ‘그런 만큼’은 ‘그렇게 한 만큼’이다. 오, 한글이여! 도대체 어디서 붙여야 하며, 어디서 띄란 말 인고오?
김우영 작가는 우리말 달인으로 화제가 되어 중도일보에 소개되기도 했다.
스메타나의 나의 조국
김 우 영 (작가. 한국해외문화교류회)
siin7004@hanmail.net
승인 2014.05.21 07:44:34
2014.5.21(수)
[서울=동북아신문]
돈과 문장은 깎을 수 록 좋다. 스커트는 짧을수록 보기좋고, 주례사는 간결할 수 록 듣기 좋다. 글 고치기는 대략 3가지로 나뉜다. 글 쪼갬질은 긴 단락을 자르고, 깎음질은 군살깎기, 쪼크림질은 뒤치기이다. 아래의 예문을 보자.
① 강도짓을 하는 나쁜 사람들이 그 피해자에게 손실을 가해자에게 처벌을 해주어야 한다.
→ 강도짓을 하는 가해자는 그 정도에 따라 처벌하라.
② 인명을 살상하는 전쟁에 참여하고 이를 찬성 사람은 훗날 역사가 심판하리라.
→ 인명을 살상케하는 전쟁에 참여한 사람은 훗날 전범으로 평가된다.
③ 우리나라가 정치적 경제적으로 사대주의에 편승하는 것은 좋지못한 약소국의 사례이다.
→ 사대주의에 편승하는 건 약소국의 수치이다.
예전에 영국인들이 ‘인도는 내놓아도 셰익스피어는 못내논다’ 고 했다. 세계적인 문장가인 셰익스피어는 말을 빼고는 글 고치기에 무척 힘들어 했다. 헤밍웨이의 <무기여 안녕> 끝장은 17번, 프랑스의 자연주의 문학가 졸라의 습작 원고는 자신의 키를 넘었다.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도 30년간이나 수정했다고 한다. 약초 1,882종의 분류로 이름난 명나라 명의 ‘이시진’은 홀로 산야에 뒹굴며 독초를 캐 먹으며 약초의 독약 유무(有無)를 확인하다가 그 독에 묻어 숨졌다.
이래서 옛 선비들은 문장의 퇴고(推敲)와 추고(追考)를 살을 에이고 뼈를 깍는 겨울 빙판에 비유했다. 오늘날의 교정(校正)과 교열(校閱)을 살을 피울음의 고름같은 고통으로 표현하였다. 글을 쓰기도 힘들지만 깍고 다듬는 것도 그 이상으로 힘들다. 오호라, 우리말 우리글 몇 줄 고치기가 이렇게 힘들 줄이야?
우리말 우리글이 어렵다고 한다.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우리들도 글을 쓸 때 마다 어렵다고 한다. 특히 띄어쓰기의 구분과 범례이다. 예를 들어 ‘그런 만큼’이냐, ‘그런 만큼’이냐. 지금까지의 말글 규정이나 국어사전에는 ‘그런 만큼’으로 띄어 적었다. ‘만큼’은 ‘그만큼, 너만큼, 사람만큼, 하느님만큼’들에서는 붙여 쓴다.
이 ‘만큼’은 앞말과 비슷한 정도나 한도를 보인다. 그러나 ‘-(느)ㄴ, -(으)ㄴ, -(으)ㄹ, -던’ 다음에서는 띄어 쓴다. ‘걷는 만큼, 한 만큼, 먹은 만큼, 참을 만큼, 살 만큼, 했던 만큼’ 들은 띄어 쓰는 것이다. 이 경우의 ‘만큼’은 그 앞말의 내용에 걸맞은 수량을 나타낸다. 그런데 ‘-(느)ㄴ, -(으)ㄴ, -(이)ㄴ’들이 ‘-느니, -니, -으니, -이니’들의 준 꼴인 경우에는 그 다음에 오는 ‘만큼’을 붙여 쓴다.
과거 1964년 당시 문교부 <교정 편람>에는 ‘-이니 만큼(-인만큼)’을 언급하였다. ‘만큼’이 “가느니 만큼, 하니 만큼, 먹으니 만큼, 보물이니 만큼”들에서는 붙어 쓰인다. “가느니보다는 안 가는 것이 낫겠다”고 할 때 ‘가느니보다’의 ‘보다’를 붙여 쓴다. ‘니’의 ‘ㅣ’가 줄고 ‘ㄴ’만 남아서 윗말에 붙어 쓰이면 “가는 만큼, 한만큼, 먹음만큼, 보물인만큼” 들처럼 붙여 써야 한다.
이 경우 ‘만큼’은 ‘가므로, 하므로, 먹으므로, 보물이므로’들의 ‘므로’와 같이 ‘그런 만큼’은 ‘그렇게 한 만큼’이다. 오, 한글이여! 도대체 어디서 붙여야 하며, 어디서 띄란 말 인고오?
김우영 작가는 우리말 달인으로 화제가 되어 중도일보에 소개되기도 했다.
스메타나의 나의 조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