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은 / 성백군
한해의 갱년기다
건드리면 폭발할 것만 같은
감정을 삭이는 성숙한 달이다
말복, 입추 지나 처서 접어들면
생각 없이 마구 극성스럽던 더위도
치솟던 분수대의 물이 떨어지는 것처럼
뒤돌아 보며 주저앉고, 이제는
성숙을 위해 성장을 멈추어야 하는 때를 아는 것처럼
뻣뻣하던 벼 이삭도 고개를 숙인다
꽃 필 때가 있으면 꽃 질 때도 있듯이
오르막 다음은 내리막
밀물 다음은 썰물
이들이 서로 만나 정점을 이루는 곳, 8월은
불타는 땅, 지루한 비, 거친 바람, 다독이며 고개를 숙이고
가뭄 지역, 수해 매몰지구에 의해
시장에 나온 상처 입은 과일들을 위해 기도할 줄 아는
생의 반환점이다
버릴 것은 버리고
챙길 것은 챙겨야 한다고
집에서 기르는 누렁이 한 마리
담 그늘 깔고 엎드려 입 크게 벌려 혀 길게 늘어뜨리고
절은 땀 뱉어내느라 헉헉거린다.
619 - 08052014
한해의 갱년기다
건드리면 폭발할 것만 같은
감정을 삭이는 성숙한 달이다
말복, 입추 지나 처서 접어들면
생각 없이 마구 극성스럽던 더위도
치솟던 분수대의 물이 떨어지는 것처럼
뒤돌아 보며 주저앉고, 이제는
성숙을 위해 성장을 멈추어야 하는 때를 아는 것처럼
뻣뻣하던 벼 이삭도 고개를 숙인다
꽃 필 때가 있으면 꽃 질 때도 있듯이
오르막 다음은 내리막
밀물 다음은 썰물
이들이 서로 만나 정점을 이루는 곳, 8월은
불타는 땅, 지루한 비, 거친 바람, 다독이며 고개를 숙이고
가뭄 지역, 수해 매몰지구에 의해
시장에 나온 상처 입은 과일들을 위해 기도할 줄 아는
생의 반환점이다
버릴 것은 버리고
챙길 것은 챙겨야 한다고
집에서 기르는 누렁이 한 마리
담 그늘 깔고 엎드려 입 크게 벌려 혀 길게 늘어뜨리고
절은 땀 뱉어내느라 헉헉거린다.
619 - 0805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