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닮았기에/강민경
운전하는 그이의 뒷머리가
거꾸로 서 있는 것을 보며
누구를 닮아서
자기 몸에 그렇게 관심이 없느냐는
내 핀잔을 듣는 그이
댓바람에
그거야 당신을 닮았지 한다
어이가 없어 빤히 바라보는데
사십 이년이나 같이 산 사람도,
내 옆에 지금 있는 사람도, 당신인데
내가 누구를 닮았겠어. 당신 닮았지 라며
한 수 더 앞서는 그이가
억지 부리는 것은 틀림없는 데
할 말이 없다.
그이 말대로 지금은
나밖에 없다는 말은 사실이니까
내 참, 내가 말을 말아야지
확 얼굴을 붉혔지만
합의 아닌 양보인데, 그이의
어깃장에는
사랑의 실, 두껍게 감겨 있음을
확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