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의 *반려(伴侶)/강민경
허리가 휘청거리고
보폭이 짧아지며 발목이 시큰하다고
몸이 늘어지자
마음이 서둘러 가야 한다고 강권하면서도
자꾸만 앉을 자리를 찾는다
그렇다, 몸도 마음도 내 것이지만
마음이 움직여야 몸이 따른다
오늘은 마음이 몸을 운동시키기 위해
다이아몬헤드* 한 바퀴 돌자는 제안으로
선심 베풀었으니, 몸은 마음에
감사해야 하는 것이 맞는데
몸이 지친다는 잦은 호소를
마음이 양보할 수 없다 하니 큰일이다
겁 많은 몸이, 마음을 껴안고 살살 쓰다듬으며
잠깐만, 아주 잠시만, 앉았다 가자는 애교 눈물겹다
어쩔 수 없다는 걸 아는, 마음
선심이라도 쓰는 듯 그럼 딱 5분 만이야
다짐받은 일 언제냐는 듯, 밤바다에 빠져
몸을 위하는 척, “ 5분만 더” 하며 뭉그적거리는
마음을 못마땅해 하는 몸, 서두르며
“ 우린 둘 같지만 하나야!
당신이 늦장 부리면 나도 무너져
우린 서로 힘을 모아야 온전한 하나거든
서둘러 돌아가야 해
우린 떨어질 수 없는 짝이거든 우린 지금 급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