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10 05:02

감기 임

조회 수 20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감기 임/강민경

 

                                    

감기임

왜 아직 떠날 생각을 않는지요

심란해 하는 내 혼잣말에

그게 감기 새끼지 어디 감기 임이냐고

그이는 콕 쥐어박는다

 

병원으로, 한방으로 심지어

생강차, 오렌지 주스, 레몬 차,

극진히 대접받고도 뭉그적거리는 궁둥이

걷어차여야 급히 떠날 거라는 그이의 불평을

 

보물단지처럼 떠받들어야 못 이기는 척

떠날 거라며 다독이는 나를, 어리석다며

그걸 아는 놈이면

나도 벌써 감기임이라고 떠받들었을 것이라 한다.

 

한 달 내내 칭얼칭얼 제 입맛대로 주무르다

툭 하면 불구덩이에, 얼음구덩이에 넣었다 꺼냈다

하고도 성에 안 차, 새우등 만드는

뻔뻔한 얼굴을 봐, 그러니 감기 새끼지

 

나에게 당신은 아직 꽃인데

내 여자를 괴롭히는 요 감기 새끼

궁둥이에 불이라도 싸질러

쫓아내야겠다 하는, 그이의 익살에

내 코맹맹이 소리 숨 가쁘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09 기타 많은 사람들이 말과 글을 먹는다/ Countless people just injest words and writings 강창오 2016.05.28 643
1108 5월의 기운 하늘호수 2016.05.28 174
1107 걱정도 팔자 강민경 2016.05.22 212
1106 분노조절장애와 사이코패스 사이에서 하늘호수 2016.05.22 316
1105 평론 런던시장 (mayor) 선거와 민주주의의 아이로니 강창오 2016.05.17 378
1104 산동네 불빛들이 강민경 2016.05.17 160
1103 주차장에서 강민경 2016.05.17 247
1102 등대의 사랑 하늘호수 2016.05.14 218
1101 당뇨병 강민경 2016.05.12 145
1100 수필 5월을 맞으며 son,yongsang 2016.05.05 239
1099 야자나무 쓸리는 잎에 흔들리는 머리카락 하늘호수 2016.05.02 532
1098 오월-임보 오연희 2016.05.01 306
1097 수필 안부를 묻다-성영라 오연희 2016.05.01 431
1096 사월 향기에 대한 기억 강민경 2016.04.30 266
1095 4월에 지는 꽃 하늘호수 2016.04.29 340
1094 (동영상 시) 선창에서 At Fishing Dock 차신재 2016.04.29 359
1093 수필 Here Comes South Korea / 달리기 수필 박영숙영 2016.04.29 315
1092 파도 하늘호수 2016.04.22 170
1091 풀루메리아 꽃과 나 강민경 2016.04.10 204
» 감기 임 강민경 2016.04.10 208
Board Pagination Prev 1 ...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 ... 115 Next
/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