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22 09:51

그리움의 각도/강민경

조회 수 30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그리움의 각도
                               강민경

딸 출산일이 늦어짐을 따라
혼자 먹는 밥상머리에서 주춤거릴 그이에게 가는
그리움의 각도가 있습니다

한여름 펄펄 끓는 신열 같은
꽁꽁 얼어붙은 동장군 같은, 변덕쟁이들
각자의 수평을 주장하는 틈으로
기척 없이 배어든 자아의 조용함으로
제 목소리 낮출 줄 모르는 바닷물의 소리로
다가오고, 다가가는, 길고도 짧아 뵈는
차이이지요, 마음 상하면

아이고 저 꼴통 어디에 쓸고 라며, 탄식하는
내 안에 푸념들을 순식간에 아주 순간적으로
날려 보내는, 사실은
든든한 서로의 주장, 그에게만 통하는
나에게만 더 무거워 뵈는
사랑이란 이름의 멍에입니다

어찌어찌 사랑을 알았을 때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 누구지요, 라고
반문하면 ‘그걸 알아 뭘 하려고’ 버럭 화난 것처럼
속을 뒤집어 보이지 않는, 어디에도 나는 없지만
우리가 오늘은 왜, 딸 앞으로 뒤로 내달리며
서로의 음성을 더듬고 있는지!
혼자서 받은 밥상만이 깨우쳐 주는 깊디 깊은
믿음의 소산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90 꽃 학교, 시 창작반 성백군 2014.06.14 291
889 감나무 같은 사람 김사빈 2014.06.14 311
888 오월의 아카사아 성백군 2014.06.08 334
887 6월의 창 강민경 2014.06.08 266
886 기타 김우영 작가의 한국어 이야기 ] 글 고치기와 띄어쓰기 김우영 2014.06.01 908
885 바다를 보는데 강민경 2014.05.25 233
884 손안의 세상 성백군 2014.05.23 324
883 기타 세계에서 한국어가 제일 좋아요 김우영 2014.05.19 596
882 죽은 나무와 새와 나 강민경 2014.05.19 482
881 어머니의 향기 강민경 2014.05.13 251
880 백화 savinakim 2014.05.13 326
879 세월호 사건 개요 성백군 2014.05.12 469
878 수필 김우영의 한국어 이야기- 7 김우영 2014.05.11 465
877 창살 없는 감옥이다 강민경 2014.05.05 316
876 수필 나의 뫼(山) 사랑 김우영 2014.04.27 697
875 반쪽 사과 강민경 2014.04.27 353
874 부활 성백군 2014.04.23 277
» 그리움의 각도/강민경 강민경 2014.04.22 307
872 기타 한국어 사랑하기 김우영 2014.04.21 443
871 난산 강민경 2014.04.17 330
Board Pagination Prev 1 ... 66 67 68 69 70 71 72 73 74 75 ... 115 Next
/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