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구멍/강민경
밀물인가?
알라와이 운하에 물이
둑을 넘어올 것처럼 넘실거립니다.
저게 감히,
개구쟁이 적 호기심이 동하여
물에 돌을 던지는데
물이 몇 겹의 원을 그리며
제 몸을 열어 구멍을 내고 금방
돌을 숨긴다
사람의 염려와 돌의 분노를 끌어안는다.
물이라고 하지만
몸에 구멍을 내기까지는 꽤 아플 텐데
불평 한마디 없이
천연스럽게 웃는 물구멍의 웃음, 물무늬
그 넉넉함에 내 옹졸함이 허탈하다.
나도 저런 물구멍 하나쯤은
있었으면 좋겠다
아파도 싫어도 좋아도 내색하지 않고 웃으며
세상사 다 끌어안는
물구멍 같은 마음이 되었으면 좋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