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미로/강민경
당신은 무엇이기에
닫힌 내 마음, 문을 열게 합니까
당신은 누구이기에
지친 내 육신을 설레게 합니까
파도가 다녀간 바닷가에서
숨 고르기를 하는
갓난아이 피부 같은 사장(沙場)입니까
안개비 자욱한
저 산 산기슭에 숨어 있는
청년 사슴입니까
의심하고 변덕스럽고
하루에도 몇 번씩 이랬다저랬다 하는
내 마음, 당신 안에 갇혔습니다
당신이 가두어 놓았습니다
열어 주세요
당신은 미로가 아닌데
나만 왜 미로가 되어야 하나요
사랑은 서로에게 미로가 되어야
참사랑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