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나무, 덩굴나팔꽃의 삼각관계 / 필재 김원각
바람이 나무에게
“너 없이는 못살 것 같아”
“me too"
둘이서 신나게 춤을 춘다!
“나는 너를 보는데 너는 나를 못 본다고?”
옆에 있던 덩굴나팔꽃이
나무를 휘-휘- 감아 함께 춤춘다!
“나무야, 너는 보이는데 다른 친군 안 보이네”
“너희들은 보인다고 손잡고 노는데 나는 뭐야”
바람이 재미없다 휙-
바람과 함께 사라지자
나무와 넝쿨 나팔꽃 손 놓고 서 있다
“안 보이는 친구를 보이게 하자”
“우리 허리 껴안고 춤추게 해주자”
그 말에 바람이 소리 없이
나무와 덩굴나팔꽃을 건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