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27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초롱꽃과 도둑 벌과 나 / 성백군
                                                                                                


산길 양 가에
초롱꽃 주렁주렁

“아직 안 피었나, 어디 보자” 하였더니
“대낮에 초롱이 불 켜는 것 봤니?”
“해 넘어갈 때까지 기다리라” 하며
꽃잎 꼭 다물고
불어오는 바람결에 설레발을 치는데

성질 급한 꿀벌
더는 못 기다리겠다며
꽃봉오리 궁둥이를 물어뜯어 구멍을 내고는
주둥이를 들이밀고
쭉쭉
충매(蟲媒)*는 안 하고 꿀만 빼먹는다

“저놈 좀 봐, 도둑이 따로 없네!” 하다가
방관하며 못 말리는 나도 한 패거리가 아닌가 싶어
머쓱 하는데
중천에 해, 알고도 모르는 채 씨익 웃는다

어느새 볕에 그을리는
내 얼굴
빨갛게, 부끄럽다 못해 까맣게 탔네

   *충매(蟲媒) : 곤충이 다른 꽃의 꽃가루를 받아서 생식 작용을 도우는 일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51 시조 나는 늘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1.26 136
650 시조 문경새재여름시인학교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6.21 136
649 시조 코로나 19 – 출근 길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9.30 136
648 시조 성에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2.24 136
647 시조 이제야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14 136
646 쓸쓸한 명절 연휴를 보내고 있답니다 이승하 2008.02.08 135
645 안개 속에서 윤혜석 2013.06.30 135
644 모래의 고백(연애편지) 강민경 2018.02.20 135
643 그녀를 따라 강민경 2015.06.14 135
642 인생길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2.17 135
641 바 람 / 헤속목 헤속목 2021.06.01 135
640 시조 동반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2.22 135
639 시조 숙녀야!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16 135
638 시조 코로나 19 –장막 속에서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8.24 135
637 시조 비탈진 삶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19 135
636 정월 강민경 2012.01.28 134
635 결실의 가을이 강민경 2016.11.01 134
634 소소한 일상이 그립고 1 유진왕 2021.07.24 134
633 야생화 이름 부르기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7.06 134
632 산동네 불빛들이 강민경 2016.05.17 134
Board Pagination Prev 1 ... 77 78 79 80 81 82 83 84 85 86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