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은 의리가 있다/강민경
하늘을 이고, 바람을 안고
내 가슴 안으로 들어온 새 한 마리
문지방 넘어들어올 듯, 말 듯
작은 머리 갸웃갸웃 짹짹 짹짹
앙증맞은 목울대 들쑥날쑥 이쪽저쪽 살피는,
나를 붙드는 재롱이 귀엽다
나도, 저도 생김새 다르고
다른 언어를 쓰지만
친해지면, 마음이 통할 것 같아서
모이 조금 나눠 줬더니
다음엔 한 마리 더, 또 다음엔
꽤 여러 마리가 같이 왔다가 같이 떠난다
새는, 작은 머리로도
친구나 이웃을 챙길 줄 아는구나!
모이 그릇이 비워지는 것을 보며
자꾸 지저분해지는 부담스러움
이쯤에서 보내야겠다고 머리 쓰는
나보다
의리를 앞세우는 새들을 보니 부끄럽다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러
저 새들을 부러워하는 것인지!
시
2014.07.21 14:20
새들은 의리가 있다
조회 수 283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611 | 시 | 오월 꽃바람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2.06.01 | 167 |
610 | 시조 | 오월 콘서트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6.05 | 101 |
609 | 시 | 오월,-아낙과 선머슴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1.06.03 | 100 |
608 | 시 | 오월-임보 | 오연희 | 2016.05.01 | 298 |
607 | 시 | 오월의 아카사아 | 성백군 | 2014.06.08 | 324 |
606 | 시 | 오월의 찬가 | 강민경 | 2015.05.29 | 311 |
605 | 시 | 오해 | 하늘호수 | 2017.10.12 | 322 |
604 | 시조 | 오후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4.25 | 93 |
603 | 시조 | 옥수수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10.30 | 88 |
602 | 시 | 옥양목과 어머니 / 김 원 각 | 泌縡 | 2020.05.09 | 223 |
601 | 옥편을 뒤적이다 | 박성춘 | 2011.03.25 | 462 | |
600 | 올란드 고추 잠자리 | 김사빈 | 2008.01.21 | 414 | |
599 | 시 | 올무와 구속/강민경 | 강민경 | 2019.06.11 | 186 |
598 | 시 | 옷을 빨다가 | 강민경 | 2018.03.27 | 231 |
597 | 시 | 옹이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03.25 | 117 |
596 | 시 | 와이키키 잡놈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09.15 | 91 |
595 | 왕벌에게 차이다 | 성백군 | 2012.06.03 | 215 | |
594 | 시 | 왜 이렇게 늙었어 1 | 강민경 | 2019.12.17 | 109 |
593 | 시 | 왜 화부터 내지요 | 강민경 | 2019.12.28 | 157 |
592 | 시 | 외눈박이 해와 달/강민경 | 강민경 | 2019.04.01 | 7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