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가족/강민경
햇빛 밝은
알라모아나* 공원 푸른 잔디밭에 앉아
점심을 꺼내는데
작은 새 한 마리 저만큼에서
머리통 갸웃거리는 재롱이 한참 귀엽다
사실은 내가 그들을 불러들였다
고소한 밥 냄새 따라온
비둘기 두서너 마리
목 깃털 빳빳이 치켜세운
뾰족한 부리에 채워 팍팍한 힘
콕콕
사납게 작은 새를 쫓아낸다
암비둘기와 아기 새들에게
어서들 와서 먹으라는 신호였는가!
금방 먹어 치울 듯
입으로 조물 조물 요리를 끝내자
이리 쪼르르 저리 쪼르르
앞 다퉈 배 불리고
어느새
아버지의 울타리 밖 언제였냐는 듯
오글오글
어머니 포근한 날개 밑을 파고드는
그쪽 보다는
부스러기라도 감사히 받는
작은 새의 세상에 위로를 얻는
우리는 모두
엉뚱하지만
한 가족으로 평화롭다
* 알라모아나: 하와이 바닷가에 있는 = 공원 명.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95 | 수덕사에서 | 신 영 | 2008.05.19 | 224 | |
894 | 시 | 들꽃 선생님 | 하늘호수 | 2016.09.07 | 224 |
893 | 시조 | 빈터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3.07 | 224 |
892 | 사람, 꽃 핀다 | 이월란 | 2008.05.04 | 225 | |
891 | 혼돈(混沌) | 신 영 | 2008.05.27 | 225 | |
890 | 시 | 불꽃 나무 | 강민경 | 2015.12.26 | 225 |
889 | 시 | 가을 퇴고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8.10.19 | 225 |
888 | 시 | 정용진 시인의 한시 | 정용진 | 2019.05.17 | 225 |
887 | 시조 | 한민족독도사관 연구소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3.31 | 225 |
886 | 봄이 오는 소리 | 유성룡 | 2006.02.25 | 226 | |
885 | 대나무 마디 | 성백군 | 2013.06.26 | 226 | |
884 | 시 | 밤비 | 하늘호수 | 2016.06.10 | 226 |
883 | 시 | 어머니의 소망 | 채영선 | 2017.05.11 | 226 |
882 | 시 | 밑줄 짝 긋고 | 강민경 | 2019.08.17 | 226 |
881 | 또 하나의 고별 | 전재욱 | 2004.12.27 | 227 | |
880 | 네가 올까 | 유성룡 | 2006.03.28 | 227 | |
879 | 귀향 | 강민경 | 2006.05.29 | 227 | |
878 | 기타 | 김우영의 한국어이야기 9 변하는 말과 꼬리아 | 김우영 | 2014.06.18 | 227 |
877 | 시 | 입동 낙엽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2.12.13 | 227 |
876 | 시 | 입춘(立春) | 하늘호수 | 2017.02.15 | 227 |